미국, 빅테크만 빼고 반도체 관세 폭탄 준비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에서 애플·구글만 예외 처리하려는 이유와 한국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을 분석합니다.
애플이 중국에서 만든 아이폰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지만, 삼성전자 메모리칩에는 20% 관세를 때릴 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미국의 새로운 반도체 관세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이번 관세는 중국산 반도체를 겨냥하지만, 흥미롭게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예외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핵심이다.
선별적 관세의 속내
F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자국 빅테크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한 반도체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 대만 등 다른 국가 기업들이 중국에서 만든 반도체에는 여전히 높은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무역 보복을 넘어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보호하면서도, 중국 반도체 산업 성장은 억제하겠다는 이중 전략이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복잡한 셈법이 필요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될 때 관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반도체 지정학의 새로운 룰
이번 조치는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은 효율성과 비용 최적화를 위해 글로벌 분업 체계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우군'과 '적군'을 나누는 선별적 관세를 도입하면, 이 질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크고, 미국 시장을 잃기에는 더욱 아프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대량 생산하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우시와 충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미국의 이번 계획이 실제로 시행되면, 한국 기업들은 생산 기지 재편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 등 제3국으로 생산 라인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
이번 조치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당연히 미국 빅테크다. 중국 생산 비용의 이점은 그대로 누리면서도 관세 부담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중국에서 위탁 생산하는 아이폰용 반도체나 구글의 AI 칩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과 대만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관세율이 15-25%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복잡하다.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지로 활용해온 외국 기업들이 떠날 수 있고, 이는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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