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자국 AI 기업을 '위험 업체'로 지정한 이유
앤트로픽이 미군의 자율무기 사용을 거부했다가 공급망 위험업체로 지정됐다. AI 기업과 정부 간 충돌이 가져올 파장은?
미국 국방부가 자국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업체'로 공식 지정했다. 이 딱지는 지금까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적대국 기업들에만 붙여졌던 것이다.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거부당한 군부, 선 그은 AI 기업
갈등의 핵심은 간단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모든 합법적 목적에 제한 없이 사용하고 싶어했다. 반면 앤트로픽은 자사 기술이 완전 자율무기나 국내 대규모 감시에는 쓰이지 않기를 원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국방부는 강수를 뒀다. "군이 중요한 역량의 합법적 사용을 제한하려는 업체가 지휘 체계에 개입해 우리 전사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다.
흥미롭게도 협상이 결렬된 와중에도 국방부는 이란 관련 군사작전에서 앤트로픽의 모델을 계속 사용해왔다고 CNBC가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길들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을 개처럼 해고했다"며 거친 표현을 썼다. 금요일에는 연방기관들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백악관 AI·암호화폐 담당관 데이비드 색스는 이전부터 앤트로픽을 "각성한 AI"를 지지한다며 비판해왔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달리, 오픈AI의 샘 알트먼, 애플의 팀 쿡 등은 트럼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
아모데이는 금요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행정부가 앤트로픽을 싫어하는 이유를 "기부를 하지 않았고 트럼프에게 독재자 스타일의 찬사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해진다.
시장의 냉정한 반응
앤트로픽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팰런티어 주가는 목요일 2% 하락했다. 이 회사는 미국 매출의 60%를 정부 계약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4년 말 앤트로픽과 군사·정보기관 업무 협력 계약을 맺었다.
파이퍼 샌들러 애널리스트들은 "앤트로픽이 군사·정보 커뮤니티에 깊이 뿌리박혀 있어, 이 기술에서 벗어나는 것이 팰런티어 운영에 단기적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앤트로픽은 지난 7월 국방부와 2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고, AI 연구소 중 처음으로 기밀 네트워크에 모델을 통합했었다. 하지만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오픈AI와 일론 머스크의 xAI도 기밀 업무에 모델을 배치하기로 했다.
알트먼은 앤트로픽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금요일, 몇 시간 후 오픈AI와 국방부의 계약을 발표하며 "안전에 대한 깊은 존중과 최상의 결과를 위해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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