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의 민낯, 엡스타인에게 '당신은 대단해' 메시지
글로벌 법무법인 폴 와이스의 회장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보낸 찬사 메시지가 공개되며 법조계의 윤리 기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조원 규모의 글로벌 로펌이 성범죄자에게 보낸 한 통의 메시지가 법조계를 뒤흔들고 있다.
폴 와이스의 브래드 카프 회장이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당신은 대단해(You're amazing)"라고 적힌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최근 공개됐다. 이 메시지는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되기 전 시점에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거물의 추락
폴 와이스는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로펌 중 하나다. 연매출 2조원을 넘나드는 이 회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기관의 법률 자문을 담당해왔다. 카프 회장 역시 30년 넘게 기업 법무 분야에서 활동한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엡스타인과 어떤 관계였을까?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카프는 엡스타인의 사업 네트워크와 연결고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엡스타인은 헤지펀드 운용과 부유층 자산관리 사업을 통해 월스트리트 핵심 인물들과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이 메시지가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시점과 겹친다는 점이다. 법조인으로서 윤리적 판단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객사들의 딜레마
폴 와이스의 주요 고객사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법률 대리인이 윤리적 논란에 휘말린 상황이다.
특히 금융권의 고민이 깊다. 지난 5년간 성희롱, 성범죄와 관련된 기업 리스크 관리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MeToo 운동 이후 기업들은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윤리 기준까지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로펌과 협업하는 삼성, SK, LG 등 대기업들은 이미 협력업체 윤리 가이드라인을 강화했다. 이번 사건이 향후 로펌 선정 기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의 자정 능력은?
이번 사건은 법조계 내부의 견제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로펌들은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를 조언하는 입장이지만, 정작 자신들의 윤리 기준은 어떨까?
미국 변호사협회는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징계 사례를 보면 대부분 직접적인 법률 위반이나 고객 자금 유용 등에 집중돼 있다. 개인적 인간관계나 사회적 평판에 대한 기준은 모호한 편이다.
폴 와이스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카프 회장의 개인적 관계가 회사 업무와 분리된다는 논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법조계 내외에서는 이미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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