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아프간 공습한 진짜 이유
파키스탄이 아프간을 공습했다. 표면적으로는 테러 보복이지만, 그 이면에는 더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이 숨어있다. 두 나라의 갈등이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은?
지난 일요일, 파키스탄 공군기들이 아프간 국경을 넘어 폭격을 가했다. 공식적으로는 '테러리스트 소탕'이지만, 실제로는 두 나라 간 복잡한 갈등의 새로운 국면이다.
겉으로는 테러 보복, 실제로는?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공습을 파키스탄 탈레반(TTP)과 이슬람국가(IS) 계열 조직의 은신처를 타겟으로 한 '정밀 작전'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3주 동안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연쇄 테러의 배후로 이들을 지목한 것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지난 2월 6일 이슬라마바드의 하디자 툴 쿠브라 모스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다. 정오 기도 시간을 노린 이 공격으로 31명이 숨지고 170명이 다쳤다.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규모 테러였다.
이어 지난주에는 북서부 바자우르 지역 보안초소 공격으로 11명의 군인과 어린이 1명이 사망했고, 일요일에는 반누 지역에서 중령을 포함한 2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의 애매한 입장
흥미로운 점은 아프간 탈레반 정부의 반응이다. 아직 공식 논평은 없지만, 현지 소식통들은 파키스탄의 드론 공격이 팍티카주의 종교학교와 난가하르주 일대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 정부가 "아프간 영토를 이용한 테러 공격을 막지 못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2020년 도하 협정에서 탈레반이 "아프간 땅을 다른 나라 공격 기지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탈레반 정부는 줄곧 "반파키스탄 무장단체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렇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국경 너머 복잡한 현실
실상은 양쪽 모두 '반쪽 진실'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지역은 수십 년간 중앙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회색지대'였다. 탈레반이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이 복잡한 부족사회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
더욱이 파키스탄 탈레반(TTP)과 아프간 탈레반은 이념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별개 조직이다. 아프간 탈레반이 국가 운영에 집중하는 동안, TTP는 여전히 파키스탄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한다.
작년 10월에도 양국 간 국경 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한 바 있다. 카타르의 중재로 휴전협정이 체결됐지만,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후속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다.
지역 안보의 딜레마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양자 갈등을 넘어 지역 안보 딜레마를 보여준다. 파키스탄 입장에서는 자국민 보호가 최우선이지만, 아프간 공습은 탈레반 정부를 더욱 경직시킬 수 있다.
국제사회도 난처한 상황이다.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테러 방지를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 카타르나 중국 같은 중재국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특히 한국처럼 분단국가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무장지대 일대의 안보 관리, 북한과의 대화 채널 유지 등에서 비슷한 딜레마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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