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아프간 국경을 넘어 공격한 진짜 이유
파키스탄이 아프간 국경 내 무장단체 거점을 공격했다고 발표. 테러 급증 속에서 이웃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탈레반 정부와의 관계는?
파키스탄이 아프간 국경을 넘어 무장단체 거점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아프간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무엇이 파키스탄을 이런 강경 조치로 내몰았을까?
11명의 군인이 죽었다
파키스탄 정보부 장관 아타울라 타라르는 일요일 새벽 X(옛 트위터)를 통해 "정보 기반의 선별적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표적은 파키스탄 탈레반(TTP)과 그 계열사가 운영하는 7개 캠프였다. 이슬람국가(IS) 계열 조직도 함께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의 직접적 계기는 며칠 전 벌어진 참극이었다. 아프간 국경과 맞닿은 바자우르 지역에서 자폭 테러범이 폭탄을 실은 차량으로 보안초소를 들이받았다.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11명의 군인과 어린이 1명이 숨졌다. 당국은 공격자가 아프간 국적이라고 확인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인근 반누 지역에서 또 다른 자폭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엔 보안 호송대가 표적이 됐고, 중령을 포함해 2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 정부의 애매한 입장
파키스탄은 이번 달 초 이슬라마바드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31명이 숨진 자폭 테러를 포함해 최근 공격들이 "아프간에 기반을 둔 지도부와 조종자들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아프간 탈레반 정부의 반응이다. 파키스탄이 아프간 영토 내 TTP 거점을 공격했다는 소셜미디어 보도가 나왔지만, 카불 당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아프간 탈레반과 TTP는 별개 조직이지만 긴밀한 동맹 관계다. 둘 다 같은 이념을 공유하고, TTP는 아프간 탈레반이 2021년 재집권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지원을 제공했다. 이제 아프간 탈레반은 "형제"인 TTP를 버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도하 합의의 빈 약속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이 도하 합의에 따라 자국 영토가 다른 국가에 대한 공격 기지로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조치는 전혀 취해지지 않았다"는 게 파키스탄의 불만이다.
실제로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무장단체의 공격이 급증했다. TTP뿐만 아니라 불법화된 발루치 분리주의 단체들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파키스탄 군부는 토요일 폭력 사태 이후 "어떤 억제도 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위치와 관계없이"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슬라마바드와 카불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표현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보복의 악순환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파키스탄은 지난 10월에도 아프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무장단체 거점을 공격했다. 그때도 수십 명의 군인과 민간인, 무장단체원이 숨지는 치명적인 국경 충돌이 벌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폭력 사태는 카불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에서 시작됐는데, 아프간 당국은 이를 파키스탄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카타르가 중재한 휴전협정으로 대규모 충돌은 멈췄지만, 이스탄불에서 열린 후속 회담은 공식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양국 관계는 여전히 경직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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