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아프간 '열린 전쟁' 선포, 카불 폭격까지
파키스탄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폭격하며 '열린 전쟁'을 선포했다. 국경 분쟁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이유와 지역 안보에 미치는 파장을 분석한다.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이 "인내심이 바닥났다"며 아프가니스탄과의 '열린 전쟁'을 선포했다. 27일 새벽 1시 50분, 파키스탄 공군은 아프간 수도 카불을 폭격했다. 이어 두 번째 공습까지 감행하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국경에서 수도까지, 확전의 배경
사태는 목요일 밤 아프간군이 파키스탄 국경 초소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아프간 군 소식통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인 10명이 사망하고 13개 초소가 점령됐다. 이는 지난 일요일 파키스탄이 아프간 국경지역을 공습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파키스탄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콰자 아시프 국방장관은 "아프가니스탄의 침략에 맞서 강제로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며 카불, 칸다하르, 팍티아 지역의 탈레반 거점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정보장관 아타울라 타라르는 133명의 탈레반 전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부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칸다하르와 헬만드의 파키스탄 군사기지를 공격했다고 맞받아쳤다.
50년 우정에서 '열린 전쟁'까지
두 나라 관계가 이 지경까지 온 데는 복잡한 배경이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 50년간 아프간 난민 500만 명을 받아들였고, 현재도 수백만 명이 파키스탄에서 생계를 꾸리고 있다. 그런데 왜 "인내의 잔이 넘쳤다"고 할까?
핵심은 파키스탄 탈레반(TTP)이다. 아프간 탈레반과 이념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별개 조직인 TTP가 아프간을 거점 삼아 파키스탄을 공격한다는 것이 파키스탄의 주장이다. 아시프 장관은 "탈레반이 인도의 대리인이 됐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인도라는 키워드가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니다. 파키스탄의 숙적 인도는 지난 5월 파키스탄과 짧은 전쟁을 벌였고, 최근 아프간 탈레반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파키스탄 입장에서는 동서남북이 모두 적으로 둘러싸인 형국이다.
중재자들의 고민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긴급한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국제법과 인도주의법 준수, 민간인 보호를 강조하며 외교적 해결을 주문했다.
흥미롭게도 전직 미국 아프간 대사 잘마이 할릴자드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양국이 자국 영토를 상대방 위협 세력의 거점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외교 협정을 맺고, 터키 같은 신뢰받는 제3국이 이행을 감시하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
지역 안보의 새로운 변수
이번 분쟁은 단순한 국경 충돌을 넘어선다. 2,611km에 달하는 긴 국경을 공유한 두 나라의 전면전은 남아시아 전체의 안보 지형을 바꿀 수 있다. 특히 아프간 내 IS-K(이슬람국가 호라산 지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혼란을 틈타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파키스탄 총리 셰바즈 샤리프 사무실은 "파키스탄 국민과 군대는 국가 안보와 주권, 영토 보전을 지키기 위해 완전히 준비돼 있다"며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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