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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6년간 기후 규제 근거 뒤엎었다
테크AI 분석

트럼프, 16년간 기후 규제 근거 뒤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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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EPA의 온실가스 규제 근거인 '위험성 판정'을 폐지하며 기후 정책 대전환 예고. 자동차부터 발전소까지 전방위 영향

16년간 미국 기후 정책의 토대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2월 11일, 연방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근거인 '위험성 판정(endangerment finding)'을 공식 폐지했다. 이 판정은 2009년부터 환경보호청(EPA)이 청정대기법에 따라 온실가스를 규제할 수 있는 핵심 근거였다.

위험성 판정은 온실가스가 "공중 보건과 복지에 위험하다"고 명시한 과학적 결론이다. 이를 바탕으로 EPA는 지난 16년간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발전소 규제, 산업시설 온실가스 제한 등 수십 개 규제를 만들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별 규제를 하나씩 폐지하는 대신, 이 '마스터키'를 제거해 모든 기후 규제를 한 번에 무력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자동차 업계: 환호 vs 혼란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는 건 자동차 업계다. 바이든 행정부의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이 사실상 무효화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은 환영 분위기다. 포드와 GM은 "규제 부담 완화로 혁신에 집중할 수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표했다. 특히 픽업트럭과 SUV 중심의 미국 시장에서 연비 규제 완화는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된다.

반면 전기차 업체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테슬라를 비롯한 EV 전문 업체들은 그동안 연방 규제가 시장 확대의 '바람'이었는데, 이제 자체 경쟁력만으로 승부해야 한다.

현대차그룹도 고민이 깊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가 EV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 석탄의 부활?

발전 부문에서는 화석연료 업계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온실가스 규제로 조기 폐쇄 압박을 받던 석탄발전소들이 연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석탄협회는 "불합리한 규제에서 벗어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기회"라고 환영했다. 실제로 규제 완화 소식이 전해진 후 석탄 관련 주가는 5-8%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 현실은 다르다.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석탄보다 저렴해진 상황에서, 규제 완화만으로 석탄이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기후 외교: 미국의 고립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파리기후협정 체제에서 미국은 이미 '문제아' 취급을 받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완전한 아웃사이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

EU는 즉각 "과학을 부정하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기후 리더십 공백을 메우겠다"며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도 난처한 상황이다. 한미동맹을 고려하면 직접적 비판은 어렵지만, K-택소노미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미국과의 정책 괴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법정 공방: 이제 시작

환경단체들은 벌써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시에라클럽과 자연자원보호위원회(NRDC)는 "과학적 근거 없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연방법원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시간이다. 법정 다툼이 몇 년씩 이어질 수 있는데, 그 사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잃어버린 4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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