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OpenAI 100조원 계약, 5개월째 표류
지난 9월 발표된 엔비디아와 OpenAI의 1000억 달러 투자 계약이 5개월째 진전 없이 표류 중. AI 산업 양대 산맥의 갈등 배경과 향후 전망 분석.
1000억 달러. 작년 9월 엔비디아와 OpenAI가 발표한 이 천문학적 투자 계약은 AI 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계약서 한 장 서명되지 않았고 돈 한 푼 오가지 않았다.
꿈의 파트너십이 삐걱거리는 이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금요일 양사 협상이 "얼어붙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내부에서 OpenAI의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 11월 분기 보고서에서 "OpenAI 투자 기회나 다른 잠재적 투자에 대해 최종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명시했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서로의 '바람피우기'가 있다. 엔비디아는 늘어난 현금으로 다른 AI 기업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앤트로픽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객 집중도가 높다는 투자자들의 우려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OpenAI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난 6월 AMD CEO 리사 수와 함께 무대에 올라 차세대 AI 칩 개발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10월에는 브로드컴과 손잡았다. 지난달에는 스타트업 세레브라스와 100억 달러 규모의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도 서로 없으면 안 되는 관계
표면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여전히 서로를 필요로 한다. 샘 알트만OpenAI CEO는 수익 목표 달성을 위해 엔비디아의 AI 칩이 대량 필요하다고 공언했다. 젠슨 황엔비디아 CEO는 OpenAI 같은 고객이 만드는 놀라운 서비스가 자사 고가 시스템의 판매를 이끈다고 본다.
실제로 두 회사의 성장 곡선은 거의 일치한다. ChatGPT가 출시된 분기에 엔비디아 매출은 60억 달러였다. 지난 10월 마감 분기에는 570억 달러로 거의 10배 늘었다. ChatGPT는 주간 사용자 8억 명을 돌파하며 선도적 챗봇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황 CEO는 화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샘이 계약을 성사시키길 기대하고 있고, 우리는 다음 라운드에 투자할 것"이라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알트만 CEO도 X를 통해 "우리는 오랫동안 거대한 고객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 모든 광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한국 기업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이 갈등은 한국의 AI 생태계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OpenAI와 경쟁하는 AI 서비스 시장에서 각각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AI 기업들이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려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OpenAI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과 직접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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