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Z세대가 정치판을 뒤흔들다
네팔 청년층 시위가 기성 정치권을 위기로 몰아넣으며 3월 조기총선이 새로운 정치 세력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아시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5개월. 네팔 Z세대 시위가 기성 정치권을 무너뜨리고 조기총선을 이끌어낸 시간이다. 오는 3월 5일 치러질 네팔 총선은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세대교체 실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거리에서 의회로, Z세대의 정치 진출
작년 9월, 네팔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부패한 기성 정치인들과 경제 침체에 분노한 이들은 "발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발렌드라 샤를 중심으로 뭉쳤다. 전직 카트만두 시장인 그는 이제 라스트리야 스와탄트라당(국민자유당)의 총리 후보로 나섰다.
이 정당이 승리하면 샤는 내부 합의에 따라 총리가 된다. 33세의 그가 총리가 되면 네팔 역사상 최연소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더 주목할 점은 그의 정치적 배경이다. 기존 정치 가문 출신이 아닌, 시민사회에서 올라온 인물이라는 것이다.
기성 정치권의 위기감
네팔의 전통적인 정치 세력들은 당황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네팔 정치를 주도해온 네팔회의당과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당 등 기성 정당들은 청년층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 이들이 내세워온 "경험과 안정"이라는 카드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부패 스캔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기성 정치인들의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중국이 지원한 공항 건설 프로젝트에서 드러난 부정부패는 Z세대 시위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네팔 반부패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기성 정치권의 위기는 더욱 깊어졌다.
아시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
네팔의 상황은 아시아 전역에서 벌어지는 세대교체 흐름과 맞닿아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학생 시위가 정치 변화를 이끌었고, 태국과 홍콩에서도 청년층이 기성 정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네팔의 경우는 좀 더 특별하다.
네팔은 2008년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국이 된 상대적으로 젊은 민주주의 국가다. 민주주의 경험이 짧은 만큼, 기성 정치 세력의 뿌리가 다른 나라만큼 깊지 않다. 이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할 여지를 더 크게 만들고 있다.
또한 네팔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 끼인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외교적 균형감각이 중요한 나라다. 새로운 정치 세력이 집권할 경우 이런 미묘한 균형에 어떤 변화가 올지도 주목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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