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심, NATO 체제의 균열을 드러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재차 밝히며 NATO 동맹국 덴마크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영토 확장을 넘어 북극 지정학의 새로운 장을 예고한다.
220만 제곱킬로미터의 얼음 대륙을 두고 미국과 덴마크가 외교적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재차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70년 넘게 유지되어온 NATO 동맹 체제에 예상치 못한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덴마크가 협조하지 않으면 경제적 조치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는 매매 대상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왜 지금 그린란드인가
그린란드가 갑자기 지정학적 화두로 떠오른 배경에는 세 가지 핵심 요인이 있다. 첫째, 기후변화로 북극 항로가 열리면서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가 급상승했다. 둘째,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 진출을 적극 추진하며 미국의 위기감이 커졌다. 셋째, 그린란드 지하에는 희토류와 우라늄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이 대량 매장되어 있다.
미국 지질조사소에 따르면, 그린란드에는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25%가 집중되어 있다. 이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풍력발전기 제조에 핵심적인 자원이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90% 이상 장악한 상황에서, 그린란드는 미국에게 '탈중국 의존'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덴마크 외교부 관계자는 "그린란드는 자치정부를 가진 덴마크의 구성 영토"라며 "미국의 일방적 요구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린란드 주민 5만 6천 명 중 일부는 경제적 이유로 미국 편입에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NATO 동맹의 딜레마
이번 갈등은 NATO 체제에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동맹국끼리 영토 분쟁을 벌이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브뤼셀 소재 유럽정책연구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NATO 창설 이후 최초의 회원국 간 영토 갈등이다.
문제는 다른 NATO 회원국들의 애매한 입장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공개적으로는 덴마크를 지지하지만, 실제로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강력한 제재에는 소극적이다. 반면 폴란드와 발트해 3국은 "러시아 견제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우선"이라며 사실상 중립을 지키고 있다.
런던정경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구상이 실현되면,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언제든 우리도 압박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이 상황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미국이 동맹국에게도 강압적 자세를 보일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안보 체제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국방연구원 전문가는 "미국이 덴마크에 경제적 압박을 가한다면, 향후 방위비 분담금이나 무역 협상에서 한국도 비슷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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