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에서 중산층의 상징이었던 주택담보대출이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젊은 세대는 평생 세입자로 살아갈 위기에 처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서른 살 김민수씨는 매달 150만원의 월세를 내며 강남구 원룸에서 살고 있다. 그의 부모 세대가 같은 나이에 아파트를 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에서 중산층 부의 상징이었던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 데이터에 따르면, 1999년 말 이후 주간 신규 주택담보대출 신청 지수의 최저 기록 100건 중 96건이 최근 3년간 발생했다. 대공황 때 실업률이 지금의 두 배였던 시기보다도 낮은 수치다.
얼어붙은 미국 부동산 시장
미국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6%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집을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 사람도 거의 없다. 높은 집값과 이자 부담이 서민층을 시장에서 배제하고 있고, 부유층이 거래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평생 세입자로 살아갈 운명에 처했다. 주택 자산을 쌓을 시간이 부족해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노후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하버드 주택연구소의 크리스 허버트 소장은 "2024년 기준 중간 가격 주택을 사려면 연소득 12만 6,700달러(약 1억 8천만원)가 필요하다"며 "2021년의 7만 9,600달러에서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800만 명의 세입자가 시장에서 밀려났다.
구조적 변화의 시작
이런 현상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드-프랭크법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만들었고, 은행들은 부유층에게는 더 많은 신용을 제공하고 중산층에게는 줄였다. 안전한 금융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일반 가정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졌다.
동시에 주택 건설업체들은 대공황 이후 건설량을 대폭 줄였다. 2010년대 초반에는 위기 이전의 4분의 1 수준만 지었고, 지금도 40% 적게 짓고 있다.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치솟았고, 코로나19 때 제로금리 정책으로 한 번 더 폭등했다.
현금 구매자들의 영향력도 커졌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금 구매 비중이 33% 증가했다. 뉴욕시에서는 2025년 상반기 주택 거래의 절반 이상이 현금으로 이뤄졌다. 볼티모어에서는 2022~2023년 주택의 절반이, 텍사스 허드스페스 카운티에서는 98%가 대출 없이 팔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2억원을 넘어서면서,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1980년대 첫 주택 구입 연령이 20대 후반이었다면, 지금은 거의 40세에 가깝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서울에서 중간 가격 아파트를 사려면 연소득 1억 5천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30대 평균 연소득은 5천만원 수준이다. 갭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도 미국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전세 제도마저 무너지면서 젊은 세대가 평생 월세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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