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석유 공급 중단, 멕시코가 마주한 딜레마
멕시코가 쿠바 석유 공급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쿠바 사이에서 멕시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도적 지원과 미국과의 관계 사이의 균형점은?
하루 5천 배럴. 멕시코가 쿠바에 보내던 석유량이다. 작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베네수엘라 공급이 중단된 지금 쿠바에게는 생명줄과 같다.
블룸버그와 멕시코 레포르마 신문은 멕시코 정부가 1월 예정이던 쿠바 석유 공급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직접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대신 "인도적 이유로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것은 주권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압박과 멕시코의 고민
멕시코의 고민은 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납치"한 후 베네수엘라의 쿠바 석유 공급이 중단됐다. 트럼프는 27일 "쿠바는 곧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멕시코는 최근 몇 년간 쿠바의 주요 석유 공급국이 됐다. 미국의 무역 금수 조치로 고립된 쿠바가 전력난을 버티는 데 멕시코 석유가 핵심 역할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상황이 달라졌다.
로이터 통신은 멕시코 정부 내부에서 "쿠바 석유 공급 지속이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경제의 80% 이상이 미국과의 교역에 의존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해할 만한 고민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새로운 지정학
이번 사태는 라틴아메리카 지정학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베네수엘라가 "반미 연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면, 이제 각국은 미국과의 실용적 관계를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멕시코의 딜레마는 단순하지 않다. 쿠바와의 역사적 유대, 라틴아메리카 연대 의식, 그리고 현실적인 경제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쿠바와의 연대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PDVSA 내부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한 달째 쿠바에 원유나 연료를 보내지 않고 있다. 멕시코마저 공급을 중단한다면 쿠바의 에너지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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