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조조정인가, AI 세탁인가?
2025년 AI를 이유로 5만 명이 해고됐지만, 전문가들은 많은 기업이 경영난을 AI로 포장하는 'AI 세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5만 명. 2025년 한 해 동안 AI를 이유로 해고된 직장인의 수다. 아마존과 핀터레스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정말 AI 때문일까?
AI는 핑계,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가 1월 발표한 보고서는 충격적인 진실을 드러낸다. "AI 관련 해고를 발표하는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는 해당 역할을 대체할 성숙하고 검증된 AI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AI 세탁(AI-washing)'이다. 기업들이 재정적 동기로 인한 구조조정을 미래의 AI 도입 때문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몰리 킨더 선임연구원은 이런 설명이 "투자자들에게 매우 우호적인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사업이 어려워서 해고한다"고 인정하는 것보다 "AI 혁신을 위해 구조조정한다"고 말하는 게 훨씬 듣기 좋다는 얘기다.
팬데믹 후유증을 AI로 덮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팬데믹 시기 과도한 채용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2020-2022년 디지털 전환 붐을 타고 무분별하게 인력을 늘렸다가, 경기 둔화와 함께 부담이 된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 때 너무 많이 뽑아서 자른다"고 하면 경영진의 판단 미스를 인정하는 셈이다. 반면 "AI 시대에 맞춰 조직을 혁신한다"고 하면 미래지향적 리더십으로 포장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세탁'이 AI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왜곡시킨다는 점이다. AI가 실제보다 더 빠르게, 더 광범위하게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한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이 "AI 도입을 위한 조직 개편"을 발표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통적인 구조조정 논리를 따르고 있다. 성과가 부진한 부서를 정리하면서 AI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식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대기업들은 실제로 AI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까지 무작정 "AI 전환"을 외치는 것은 의문스럽다. 특히 아직 AI 기술 도입 계획조차 구체적이지 않은 회사들이 구조조정 명분으로 AI를 언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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