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 대회서 '환경 변화 불구 전진' 강조...한미엔 침묵
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대회에서 어떤 환경 변화도 북한의 전진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한미의 대화 제안에는 침묵했다.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앞둔 전략적 관망 자세로 해석된다.
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대회에서 "어떤 도전이나 상황 변화도 우리의 전진을 지연시키거나 저지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대화를 제안해온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5년 만의 당 대회, 예상 밖의 침묵
지난 목요일 시작된 제9차 노동당 대회는 2021년 이후 5년 만에 열린 북한 최고 의결기구다. 통상 이런 자리에서는 대남·대미 메시지가 나오기 마련인데, 이번엔 달랐다. 며칠째 계속된 회의에서 김정은은 워싱턴이나 서울을 향한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결론연설"에서 이념·기술·문화 3개 분야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당의 총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정작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외교 부분에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의 "전략적 관망"으로 해석한다. 특히 4월 예정인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 정세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자력갱생 vs 국제 협력, 북한의 딜레마
김정은은 "지난 5년간의 투쟁이 자력갱생 능력과 인민의 위대한 힘에 기초했듯, 앞으로 5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10년, 20년 후에는 "현재의 투쟁 방식으로 꾸준히 나아가면 전국을 변혁시키고 모든 인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는 제재 속에서도 독자적 발전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국제 사회와의 관계 개선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 인식도 깔려 있다. 외교관계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5개년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북한이 한미의 대화 제안을 완전히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즉답하지 않는 것은 협상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시진핑 체제의 향후 방향을 파악한 후 입장을 정하겠다는 계산이다.
한반도 평화, 누구의 손에?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과 트럼프 1기 때의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성과 없이 끝난 경험이 북한의 신중한 접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크다. 이번엔 더 확실한 보장을 받고 나서야 협상 테이블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국 정부는 2018년 남북군사합의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도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수다.
국제 사회는 북한의 이런 "침묵의 외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강경 노선 고수인지, 아니면 더 큰 협상을 위한 준비 과정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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