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아프간 국경서 공습전 재개, 탈레반 드론까지 동원
파키스탄과 아프간 탈레반이 국경지역에서 공습전을 벌이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탈레반이 처음으로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감행하며 갈등 양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2월 26일 오후 8시, 아프간 동부 국경지역에 포성이 울려 퍼졌다. 아프간 탈레반이 파키스탄 군사기지들을 향해 대규모 공세를 개시한 순간이었다. 몇 시간 뒤, 파키스탄은 아프간 수도 카불과 국경 지역을 폭격으로 응답했다. 작년 10월 터키와 카타르가 중재한 휴전협정이 4개월 만에 깨진 것이다.
탈레반, 처음으로 드론 공격 감행
이번 충돌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아프간 탈레반이 처음으로 드론을 이용한 공습을 시도했다는 사실이다. 탈레반은 27일 새벽 파키스탄 내 3곳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목표물은 노셰라의 포병학교, 아보타바드 인근 군사학교, 스와비의 초등학교 근처였다.
파키스탄군은 모든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지만, 탈레반의 드론 운용 능력은 충격적이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상업용 드론에 즉석 폭발물을 부착한 형태로 추정하고 있어 사거리와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지만, 게릴라전에 익숙한 탈레반이 새로운 전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파키스탄 총리 셰바즈 샤리프는 "우리 군대가 적을 분쇄할 수 있다"고 강경 발언을 내놨고, 국방장관은 아예 탈레반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반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공격받으면 보복하겠지만, 당장은 충돌을 시작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왜 지금 갈등이 재점화됐나
이번 충돌의 직접적 원인은 파키스탄이 이번 주 초 아프간을 공습하면서 18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이다. 파키스탄은 이슬라마바드 모스크 자살폭탄 테러를 비롯해 자국 내 테러 공격의 배후로 아프간 내 "반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을 지목하고 있다. 탈레반 정부가 이들을 지원한다는 것이 파키스탄의 주장이다.
탈레반은 이를 강력 부인하며 "아프간 영토가 다른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파키스탄이 민간인을 겨냥한 무차별 공격을 한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하지만 더 깊은 배경에는 2,600km에 달하는 국경선을 둘러싼 구조적 갈등이 있다.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은 19세기 영국이 그은 듀런드 라인으로, 아프간은 이 경계선을 인정하지 않는다. 양국 모두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파슈툰족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이동과 정체성 문제가 갈등을 복잡하게 만든다.
핵보유국 vs 게릴라전 전문가의 대치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핵무기를 보유한 파키스탄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전면전보다는 게릴라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0년간 미군과 싸워온 경험이 있는 탈레반에게는 비대칭 전쟁이 더 익숙한 방식이다.
대서양위원회의 마이클 쿠겔만 선임연구원은 "이번 파키스탄의 공격이 중요한 이유는 테러리스트가 아닌 탈레반 정부 시설 자체를 겨냥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즉, 파키스탄이 탈레반 정권 자체를 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탈레반 군사 사령관 카리 무하마드 파시후딘은 27일 영상 메시지에서 "파키스탄은 앞으로 더욱 결정적인 응답을 기대하라"고 경고했다. 이는 탈레반이 "끊임없는 공격"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변국들의 우려와 중재 노력
국제사회는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은 즉각적인 긴장 완화를 촉구했고, 양국과 국경을 맞댄 이란이 중재를 자처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크치는 "라마단 기간은 이슬람 세계의 자제와 연대 강화의 달"이라며 종교적 명분을 내세웠다.
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중국도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은 "냉정을 유지하고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파키스탄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외무장관이 파키스탄 측과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133명 사망, 200명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탈레반은 "수많은" 파키스탄군을 사살하고 일부를 포로로 잡았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양측 주장 모두 독립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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