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딸, 후계자 아닌 '공주'일 수도 있다
한국 정보당국이 김정은의 13세 딸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보도됐지만, 북한 권력승계의 복잡한 역학을 간과한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국정원이 내놓은 한 장의 보고서가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정은의 13세 딸이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과연 이 소녀가 북한이라는 거대한 권력 기계의 다음 조종자가 될 수 있을까?
성급한 결론일 수 있는 이유
북한 권력승계는 단순한 부자상속과는 차원이 다르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진 3대 세습 과정을 보면, 후계자 확정까지는 복잡한 정치적 계산과 권력 균형이 작용했다.
김정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2009년 후계자로 공식 지명되기까지 약 3년의 준비 기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군부와 당 고위층의 지지를 확보해야 했다. 현재 13세인 딸이 같은 과정을 거치려면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다. 아직까지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된 적이 없는 북한에서, 김정은의 딸이 권력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기존 체제의 근본적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다른 시나리오들
국정원의 평가와 달리, 북한 전문가들은 여러 가능성을 제기한다. 첫 번째는 김정은이 아직 40대 초반으로 젊다는 점이다. 향후 20-30년 더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 후계자 결정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이다. 김정은 사후 그의 여동생 김여정이나 다른 친족들이 공동으로 권력을 분점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다. 북한 최고지도자 가족의 정보는 극도로 제한적이어서, 우리가 모르는 아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국제사회의 시각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13세 소녀가 후계자가 될 경우, 향후 10-15년간 북한 정치의 불안정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내부 정보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중국 역시 북한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현상유지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북한 후계자 문제는 한국의 대북정책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만약 김정은의 딸이 실제 후계자라면, 한국 정부는 향후 10-20년을 내다본 장기적 대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젊은 여성 지도자의 등장은 북한 사회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교육 수준이 높고 서구 문화에 노출된 세대가 권력을 잡을 경우,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권력 공백기의 불안정성도 우려된다. 북한 내부 권력투쟁이 격화될 경우, 대남 도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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