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의 경고, 자전거 버블이 터진 진짜 이유
세계 최대 자전거 부품업체 시마노가 유럽·중국 재고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시대 자전거 붐의 이면과 공급망 과잉의 교훈을 살펴본다.
1조원대 매출의 글로벌 자전거 부품 강자 시마노가 흔들리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 쌓인 자전거 재고 더미 때문이다.
일본 사카이에 본사를 둔 시마노는 세계 자전거 부품 시장의 70%를 장악한 절대강자다. 그런 회사가 "고객사들의 과잉생산을 막지 못했다"며 공개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붐이 낳은 착각
코로나19가 만든 자전거 붐은 환상적이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야외활동 수요가 폭증하면서 자전거 판매량이 급증했다. 시마노의 매출도 덩달아 치솟았다.
문제는 이 붐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이었다. 자전거 제조업체들은 앞다퉈 생산량을 늘렸고, 시마노 역시 부품 공급을 확대했다. 특히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더 많이, 더 빨리"가 모든 업체의 구호였다.
하지만 2024년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 제약이 풀리면서 소비자들은 다시 여행과 외식으로 돌아섰다. 자전거는 창고 한구석으로 밀려났고, 신규 구매 수요는 급락했다.
가격 폭락의 도미노
재고 과잉의 여파는 가혹했다. 자전거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30-40% 가격 하락이 일반적이 되었고, 유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시마노에게 이는 이중고였다. 자전거 제조업체들이 신규 주문을 중단하면서 부품 수요가 급감했고, 동시에 가격 압박까지 받게 된 것이다. 세계 최대 부품업체라는 지위도 이런 시장 충격 앞에서는 무력했다.
한국의 자전거 업계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국내 주요 자전거 브랜드들 역시 코로나 시대 급성장 이후 재고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망의 교훈
시마노의 사례는 현대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수요 예측의 어려움, 과잉 투자의 위험,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의 연쇄반응이 모두 드러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마노가 "고객사들의 과잉생산을 막지 못했다"고 인정한 부분이다. 이는 공급업체와 제조업체 간의 정보 공유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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