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이스라엘 대통령 방문 반대 시위... 외교적 균형의 딜레마
호주에서 이스라엘 대통령 방문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며,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의 중동 외교 딜레마가 드러나고 있다.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거리에 수천 명이 몰렸다. 이스라엘 이삭 헤르조그 대통령의 공식 방문에 반대하는 목소리였다. "Free Palestine"를 외치는 시위대와 이를 막아서는 경찰 사이의 긴장감이 팽팽했다.
왜 지금 호주에서 이런 일이?
헤르조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가자지구 상황이 격화된 가운데 이뤄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전쟁범죄자를 환영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반면 호주 정부는 "민주주의 동맹국과의 관계 유지"라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호주 내 여론 분열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42%가 이스라엘의 가자 군사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동시에 38%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한다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서구 민주주의의 외교적 줄타기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캐나다, 독일 등 서구 동맹국들이 모두 비슷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한편으론 홀로코스트 역사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스라엘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다른 한편으론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내 여론의 압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는 "모든 민간인의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서도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형적인 외교적 균형 발언이지만, 시위대에게는 "양비론"으로 비춰지고 있다.
변화하는 여론의 지형
주목할 점은 젊은 세대의 시각 변화다. 18-34세 호주인 중 61%가 팔레스타인에 더 동조적인 입장을 보인다. 이는 기성세대와 뚜렷한 차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가자지구 상황이 젊은 층의 인식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동 지역과 직접적 이해관계는 적지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EU가 서로 다른 온도차를 보이는 상황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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