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주유소 앞에서 체감된다
IEA가 이란 전쟁을 '역사상 최대 원유 공급 차질'로 규정했다. 국제 유가 급등이 한국 물가와 수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주유소 가격표가 바뀌는 데는 48시간이면 충분하다. 중동에서 전쟁이 터지면, 그 충격은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 인천항을 지나 당신의 지갑까지 닿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을 두고 '역사상 가장 큰 교란(largest disruption in history)'이라고 규정했다. 1973년 오일쇼크도, 1990년 걸프전도,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아니다. IEA가 기록된 역사 중 최악이라고 부른 사건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란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약 3~4%를 담당하며, 하루 약 320만 배럴을 생산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리다. 전 세계 원유 해상 무역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사실상 옆에서 쥐고 있다. 전쟁으로 이 해협의 통행이 막히거나 위협받으면, 이란산 원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UAE의 수출 전체가 흔들린다.
IEA의 '역사상 최대'라는 표현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맥락을 보면 달라진다. 1973년 오일쇼크 당시 아랍 산유국들이 금수 조치를 취했을 때 차질 규모는 하루 약 500만 배럴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엔 러시아산 원유 약 300만 배럴이 시장에서 이탈했다. 이번 이란 사태는 직접 생산량 차질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라는 '공포 프리미엄'까지 가격에 얹히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
한국 경제, 어디서 맞나
한국은 원유 소비의 약 70%를 중동에서 수입한다. 에너지 자급률은 6% 수준으로 OECD 최하위권이다. 유가가 오르면 한국은 단순히 '기름값이 비싸지는' 나라가 아니라, 경제 전체가 비용 압박을 받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한국의 연간 원유 수입 비용은 약 60억~70억 달러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곧 무역수지 악화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원화가 약해지면 수입 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승자와 패자는 명확하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같은 정유사는 단기적으로 재고 평가 이익을 볼 수 있다. 반면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항공사는 연료비가 전체 비용의 30% 이상을 차지해 직격탄을 맞는다. 석유화학 원료를 대량으로 쓰는 LG화학, 롯데케미칼 같은 기업도 원가 부담이 커진다. 그리고 결국 그 비용은 소비자 가격에 녹아든다.
왜 지금, 왜 이번이 다른가
과거의 유가 충격은 대부분 '공급 감소'였다. 이번은 여기에 '공급망 위협'이 겹쳤다.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되지 않더라도, 그 가능성만으로도 유조선 보험료가 치솟고, 우회 항로를 찾아야 하는 비용이 발생하며, 시장에는 공포 프리미엄이 붙는다.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조도 변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늘면서 OPEC의 가격 통제력이 예전보다 약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셰일오일은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수 없다. 파이프라인 인프라와 항구 용량의 한계 때문에, 중동 공급이 흔들리면 미국산 원유가 즉각 빈자리를 채우기 어렵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에너지 소비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약 30%다. 전기차 보급이 아무리 빨라도, 지금 당장 유가 충격을 흡수할 완충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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