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군 항모전단 앞에서도 '협상보다 방어 준비
트럼프의 군사적 위협 속에서 이란이 선택한 전략은 대화가 아닌 전면적 방어태세. 중동 전쟁 위기가 한반도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함대"라고 부른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앞세운 미군 전력이 이란 근해에 집결하고 있다. 하지만 테헤란의 선택은 의외다. 협상 테이블이 아닌 200% 방어 준비태세를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것이다.
대화보다 방어를 택한 이란
이란 협상팀 고위 인사인 카젬 가리바바디는 수요일 국영 매체를 통해 "테헤란의 우선순위는 현재 미국과의 협상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방어할 200%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에는 쓰라린 경험이 배어 있다. 지난 6월, 협상이 막 시작되려던 순간 이스라엘과 미국의 연쇄 공격을 받았던 기억 때문이다. 당시 12일간의 전쟁으로 이란의 고위 군사 지휘관들이 사망하고 핵 시설까지 공격당했다.
이란군은 목요일 1,000대의 새로운 "전략" 드론이 실전 배치됐다고 발표했다. 자폭 드론부터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정찰기까지, 육해공 모든 영역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외교 vs 군사적 압박
흥미로운 대조다. 한편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금요일 터키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고 발표됐다. 지역 지도자들이 미국의 공격을 막고 타협점을 찾으려는 외교적 노력이 한창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가 "함대"라고 명명한 미군 전력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협상과 위협을 동시에 구사하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접근법이다.
이란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테헤란의 한 젊은 여성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자주 쓰는 표현을 반복했다. "미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설령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 해도, 결정적 대응을 하며 그들의 기지를 평지로 만들 것은 바로 이슬람 공화국이다."
시민들의 두려움과 현실
하지만 정부의 호전적 수사와 달리, 일반 이란인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한 해 안에 두 번째 전쟁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또 다른 전쟁은 양국 모두에게 완전히 끔찍할 것이고, 결국 죽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이라고 테헤란의 한 여대생이 말했다. 50대 남성은 "전쟁이 터지면 파괴와 황폐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이란 당국도 민간인 보호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경 지역 주지사들에게 전시 상황에 대비해 필수품, 특히 식료품 수입 권한을 위임했다. 테헤란 시장은 "지하 주차장 대피소" 건설을 우선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완공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통신 차단 가능성이다. 이달 초 전국 시위 당시 3주간 인터넷과 모바일 통신을 완전 차단했던 경험이 있다. 9,000만 명이 외부와 단절됐던 그 기억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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