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가자지구 재건안, 팔레스타인 없는 중동 구상
트럼프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배제한 가자지구 재건 계획을 추진 중.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 중심의 새로운 중동 질서 구축 시도
22분 길이의 영상 하나가 중동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가자지구 재건 계획은 단순한 복구 프로젝트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배제한 새로운 중동 질서 구축 시도다.
팔레스타인 없는 재건 계획
트럼프 행정부의 가자지구 재건안은 기존 접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통적인 2국가 해법 대신,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지역 안정화 모델을 제시한다. 핵심은 하마스 완전 제거 후 아랍연맹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가자지구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역할은 극도로 제한적이다. 서안지구조차 장기적으로는 요단강 서안 정착촌 확장을 통해 사실상 이스라엘 영토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15년간 지속된 가자 봉쇄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걸프 국가들은 이미 이스라엘과의 경제 협력에 적극적이다. 이들 국가의 자본과 기술, 이스라엘의 보안 노하우가 결합되면 가자지구는 새로운 경제 허브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브라함 협정 2.0의 야심
이 재건 계획은 2020년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의 확장판으로 볼 수 있다. 당시 UAE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수교했고, 이후 모로코와 수단도 합류했다. 이제 가자지구를 새로운 실험 무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여 여부가 핵심 변수다. 사우디는 그동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이스라엘 수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란과의 지역 패권 경쟁, 중국과 러시아의 중동 진출 견제 필요성을 고려할 때 입장 변화 가능성이 있다.
아랍 국가들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가자지구 재건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동시에 이란 견제라는 공동 목표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딜레마
유럽연합과 유엔은 이 계획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무시한 일방적 해법이라는 비판과 함께, 장기적으로 중동 평화에 도움이 될지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현실적 대안이 부족한 상황이다. 16개월간 계속된 가자 전쟁으로 하마스의 통치 능력은 사실상 붕괴됐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국제사회가 제시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은 제한적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계획을 미국 주도의 일방적 중동 질서 재편 시도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중동 확장과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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