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내부 폭로 게시판, 동료들의 '코스프레' 비판
국토보안수사청 직원들이 익명 포럼에서 ICE 단속반의 과도한 무장과 비효율적 운영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어
90파운드 여성 체포에 특수부대 장비?
미국 국토보안수사청(HSI) 직원들이 운영하는 익명 온라인 포럼에서 충격적인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ICE 소속이지만 다른 부서인 단속추방청(ERO)의 과도한 무장과 비효율적 운영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들이다.
"ERO는 90파운드(약 41kg)에 키 5피트 2인치(약 157cm)인 비폭력 불법체류자 한 명을 체포하는데 블랙옵스 특수부대 코스프레를 하느라 바쁘다"는 한 직원의 글이 대표적이다. 전술조끼, 허벅지 총기집, 복면, M4 소총 탄창 여러 개, 퍼니셔 패치까지 착용한 채 무기 검색을 마친 연방건물 내에서 체포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 포럼은 현직 및 예비 HSI 요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마약밀수, 테러, 인신매매 등을 수사하는 HSI와 이민자 구금·추방을 담당하는 ERO 간의 업무 문화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법 집행 vs 이민 단속의 온도차
포럼 내용들을 보면 HSI 요원들은 자신들을 '진짜 수사관'으로, ERO를 '이민 단속원'으로 구분하려는 의식이 뚜렷하다. 한 게시글은 "우리는 실제 범죄를 수사하는데, 저들은 서류 문제로 사람들을 잡아들인다"며 업무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이런 갈등이 더욱 표면화되고 있다. HSI 요원들은 "정작 중요한 수사는 뒷전이고 이민 단속만 신경 쓴다"며 자원 배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ERO 측에서는 "현장의 위험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반박한다. 체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저항이나 주변 상황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리다.
조직 문화의 근본적 충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부서 간 갈등을 넘어선다. HSI는 FBI나 DEA 같은 연방수사기관의 문화를, ERO는 국경순찰대나 지역 경찰의 문화를 각각 계승하고 있다. 수사 vs 단속, 증거 수집 vs 즉시 체포라는 서로 다른 접근법이 충돌하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국정원과 경찰특공대가 한 조직 안에 있으면서 서로의 방식을 비판하는 격이다. 조직 통합의 부작용이 15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내부 갈등은 정책 효과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두 부서가 경쟁하면서 정작 중요한 임무는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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