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밥상을 흔든다: 농약값 최대 30% 오른다
이란 전쟁으로 인도네시아 농약 가격이 최대 30% 오를 전망이다. 원자재 공급망 타격이 식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마트 진열대 가격표가 또 바뀔지 모른다. 이번엔 중동 전쟁이 농약 공급망을 건드렸다.
인도네시아 농약 업계 주요 단체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핵심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농약 가격을 20%~3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비용이 결국 농가를 거쳐 소비자 밥상까지 전달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왜 이란인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생기는 일
이란 전쟁의 파장은 원유 가격 급등에서 그치지 않는다. 농약의 핵심 원료인 황(sulfur), 인(phosphorus), 각종 석유화학 중간체는 중동 지역 공급에 크게 의존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길목이지만, 동시에 농업용 화학물질 원자재의 주요 수송로이기도 하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미 상선 세 척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됐다는 보고가 나왔다. 해상 운임은 치솟고, 보험료는 급등하고, 일부 선사들은 해협 통과 자체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원자재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농약 생산 자체가 어려워진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팜유 생산국이자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농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하며, 수천만 명의 소농이 농약에 의존해 작물을 재배한다. 농약 가격이 오르면 생산 비용이 오르고, 그 부담은 결국 식탁 위로 올라온다.
승자와 패자: 누가 웃고 누가 우는가
농약 제조사 입장에서 이번 인상은 불가피한 원가 반영이다. 원자재를 확보하려면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하고, 더 먼 우회 항로를 써야 한다. 이익을 지키려면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피해는 고르지 않다. 대형 농업법인은 재고를 미리 쌓거나, 대체 원자재 공급처를 빠르게 찾을 여력이 있다. 반면 소규모 자작농은 그런 여유가 없다. 농약값이 30% 오르면, 수익률이 이미 박한 소농은 사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다른 작물로 전환을 고민해야 할 수 있다. 작물 수확량이 줄면 공급이 감소하고, 가격은 또 오른다.
한국 소비자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로부터 팜유, 커피, 코코아 등 농산물을 수입한다. 인도네시아 농업 생산비가 오르면 이들 품목의 수입 가격도 오를 수 있다. 가공식품, 과자, 화장품 원료에 팜유가 광범위하게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물가 상승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이미 시작된 연쇄 반응
농약만이 아니다. 비료 가격도 이란 전쟁 이후 급등세다. 비료 원료인 암모니아, 칼륨, 인산염 역시 공급망 충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료와 농약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이번 상황이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닐 수 있다고 본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농업 투입 비용 상승은 구조적 문제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하며 유가 안정에 나섰지만, 농업용 화학물질 시장에는 그에 상응하는 완충 장치가 없다. 식량 안보는 에너지 안보보다 훨씬 더 느리게, 그러나 더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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