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트럼프 광물 협정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
2월 19일 인도네시아-미국 무역협정이 돌파구로 발표됐지만, 핵심 광물 조항은 전략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양국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분석한다.
2월 19일 발표된 인도네시아-미국 무역협정이 '돌파구'라고 불렸다. 하지만 협정 내 핵심 광물 조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거래가 과연 누구에게 유리한지 의문이 든다.
협정의 핵심: 광물 수출 개방
이번 협정에서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핵심 광물 수출 접근권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표면적으로는 관세 인하와 주요 비즈니스 거래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실제 핵심은 니켈, 코발트,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이를 "상호 이익"이라고 표현했지만, 협정 세부 조항들은 다른 그림을 그린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으로, 전 세계 공급량의 37%를 차지한다. 이런 자원을 단순히 원자재로 수출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미국의 전략적 계산
미국 입장에서 이번 협정은 명확한 승리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었다. 인도네시아와의 협정은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는 열쇠였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배터리 핵심 광물의 50% 이상이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나와야 한다. 인도네시아와의 이번 협정이 이 조건을 충족시켜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어떨까? 원자재 수출국에서 벗어나 가공업체로 발전하려던 국가 전략과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딜레마
인도네시아는 지난 몇 년간 "다운스트림" 정책을 추진해왔다. 단순히 니켈 원광을 수출하는 대신, 국내에서 제련하고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2020년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 측면 | 미국의 이익 | 인도네시아의 부담 |
|---|---|---|
| 공급망 안정성 | 중국 의존도 감소 | 기존 중국 파트너와 갈등 |
| 경제적 가치 | 저렴한 원자재 확보 | 부가가치 창출 기회 상실 |
| 전략적 자율성 | 공급망 다변화 달성 | 미국 의존도 증가 |
| 산업 발전 |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 | 국내 가공업 발전 제약 |
중국은 이미 인도네시아 니켈 가공 분야에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번 미국과의 협정이 기존 중국 파트너들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우려
더 큰 문제는 이번 협정이 인도네시아의 장기적 발전 전략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나 태국처럼 원자재 수출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발전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을 보면, 핵심은 부가가치 창출이었다.
인도네시아 경제학자들은 이번 협정이 "네덜란드병"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원 수출에만 의존하다 보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결국 중진국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같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협정이 이런 투자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다.
국제 사회의 시각
유럽연합(EU)은 이번 협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U 역시 자체적인 핵심 원자재법을 준비 중이며, 인도네시아와 유사한 협정을 추진하려 한다. 하지만 EU는 미국보다 더 까다로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입장에서는 복잡한 감정일 것이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는데, 이제 그 성과를 미국과 나눠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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