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달러 규모 인도 스타트업 시장, 미국식 'AI 올인' 대신 '실리' 택했다
2025년 인도 스타트업 시장은 110억 달러를 조달하며 선별적 성장을 이뤘습니다. 미국식 AI 광풍 대신 제조업과 딥테크, 실용적 AI에 집중한 인도의 전략적 행보를 분석합니다.
악수했지만 주먹은 쥐고 있다. 전 세계 3위 스타트업 시장인 인도가 미국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로이터와 트랙슨(Tracxn)에 따르면, 2025년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는 약 11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나,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으로 인해 전체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9% 급감한 1,518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거품 빠진 AI 투자, '어플리케이션'에 집중
인도의 AI 스타트업들은 올해 100건의 거래를 통해 약 6억 4,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AI 투자액이 141% 폭증하며 1,210억 달러를 기록한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인도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보다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AI 기업에 자금이 몰리는 양상을 보였다.
인도에는 아직 연간 매출 5,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에 달하는 'AI 퍼스트' 기업이 없다. 기초 모델 개발에 필요한 인재와 장기 자본이 축적될 때까지는 애플리케이션 기반 AI와 딥테크가 현실적인 타깃이 될 것이다.
제조업과 딥테크로 흐르는 자본
투자자들은 핵심 AI를 넘어 인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첨단 제조업 분야 스타트업은 지난 4~5년간 10배 가까이 증가하며 새로운 기회로 부상했다. 라이트스피드(Lightspeed)의 라훌 타네자 파트너는 퀵 커머스나 가사 서비스 등 인도의 높은 인구 밀도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소비자 대상 서비스가 실리콘밸리식 자본 집약적 모델보다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주도 혁신과 성숙해진 회수 시장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도 눈에 띈다. 지난 1월 발표된 1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모태펀드와 120억 달러 규모의 R&D 혁신 계획은 양자 컴퓨팅, 로보틱스, 우주 기술 등 딥테크 분야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 실제로 정부는 퀀텀 컴퓨팅 스타트업인 큐피에이아이(QpiAI)의 3,200만 달러 펀딩을 공동 주도하며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섰다.
회수(Exit) 시장 역시 긍정적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42개의 테크 기업이 상장(IPO)에 성공하며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외자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이들 상장사를 대거 흡수하며 시장의 자생력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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