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지각변동, WEF는 여전히 유효한가
세계경제포럼이 직면한 현실과 미래 역할에 대한 다각도 분석. 분열된 글로벌 경제에서 다보스의 영향력은 어디까지일까?
202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모인 글로벌 리더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현실과 마주했다. 미중 무역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까지. 한때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이라 불렸던 다보스가 과연 여전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지형
올해 WEF 주요 의제들을 살펴보면 글로벌 경제의 현주소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EU와 라틴아메리카 간 무역협정,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 정책, 인도의 러시아-미국 사이 줄타기, 아프리카의 경제 파트너 선택권 등 모든 주제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기존 글로벌 질서의 재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의 부재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은 WEF보다는 자체적인 경제 블록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가 그 대표적 사례다.
다보스의 딜레마: 합의 vs 현실
WEF의 전통적 강점은 '비공식적 외교'였다. 정부 간 공식 채널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기업인과 정치인들이 한자리에서 논의하며 돌파구를 찾는 것. 하지만 현재의 글로벌 경제는 이런 접근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분열*을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20 의장국 역할이나 인도의 글로벌 사우스 리더십 등은 서구 중심의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이들 국가들은 더 이상 서구가 만든 규칙을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이런 변화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고, 현대차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역시 전통적인 한미일 협력과 함께 글로벌 사우스와의 관계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WEF에서 논의되는 EU-라틴아메리카 무역협정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경쟁 환경을 의미한다. 유럽 기업들이 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얻게 되면, 한국 기업들도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경제 블록의 부상
현재 글로벌 경제는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이 아닌, 여러 개의 경제 블록으로 분화되고 있다. 미국 중심의 USMCA(북미자유무역협정), 유럽의 단일시장, 아시아의 RCEP, 그리고 아프리카의 AfCFTA(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역) 등이 각각의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WEF는 이런 분화된 세계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WEF가 이제 '글로벌 거버넌스'보다는 '네트워킹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많은 기업인들이 다보스를 찾는 이유도 정책 논의보다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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