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약속, 실상은 다르다
젤렌스키가 발표한 미국과의 안보협정 체결 소식. 하지만 다보스에서 드러난 트럼프의 진짜 속내는? 우크라이나 지원의 미래를 읽어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와의 최근 만남 이후 미국과의 안보협정이 완성됐다고 발표했다. 서명만 남겨뒀다는 젤렌스키의 반복된 주장은 표면적으로는 키이우에게 큰 승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다보스에서 드러난 진짜 속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열린 이번 만남은 우크라이나에게 희망보다는 불안을 안겨줬다. 트럼프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거래를 해야 한다"며 사실상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을 압박했다.
젤렌스키가 말하는 '안보협정'의 실체도 의문스럽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확답을 피하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부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을 시사해왔다.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는 1,75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는 이를 "미국 납세자들의 돈 낭비"라고 비판해왔다. 그런 그가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을 약속할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럽의 딜레마, 한국의 고민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정책 변화는 유럽 안보 체제 전반을 흔들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의 지원 축소에 대비해 자체 방위비 증액을 검토 중이다. 독일은 국방비를 GDP 대비 2.5%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면서 한반도 안보에 대한 관심도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한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 방식은 한국의 안보 전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국내 방산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은 우크라이나 재건 수요를 겨냥해 유럽 진출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전쟁이 조기 종료될 경우 이런 계획들도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젤렌스키의 계산법
그렇다면 젤렌스키는 왜 '안보협정 완성'이라는 발표를 했을까? 우크라이나 내부 정치와 국제 여론전 차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전쟁 3년차에 접어들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는 67%가 협상을 통한 전쟁 종료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제적으로는 트럼프를 압박하려는 전술일 가능성이 크다. 공개적으로 '안보협정'을 언급함으로써 트럼프가 이를 부인하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전술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한 협상가로 유명하며, 압박보다는 거래를 선호한다. 젤렌스키의 발표가 오히려 트럼프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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