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억원 암호화폐 사기범, 발목 밴드 끊고 도망간 뒤 20년형
중국-세인트키츠네비스 이중국적자 다렌 리가 캄보디아 기반 730억원 암호화폐 사기로 미국에서 궐석재판을 통해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소셜 엔지니어링과 로맨스 스캠의 진화하는 수법을 분석한다.
발목에 찬 전자 감시 장치를 끊고 도망간 사기범이 궐석재판으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훔친 돈은 730억원. 피해자들은 여전히 돌려받지 못한 채, 법정에서만 정의가 실현됐다.
캄보디아發 '돼지 도살' 스캠의 실체
중국과 세인트키츠네비스 이중국적자인 다렌 리는 캄보디아에 설치된 사기 단지에서 73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투자 사기를 주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지난 월요일, 도주 중인 그에게 징역 20년과 3년의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그의 수법은 정교했다. 소셜미디어와 데이팅 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가짜 연인이나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신뢰를 쌓은 뒤 가짜 암호화폐 플랫폼으로 유도해 투자금을 빼돌리는 방식이었다. 때로는 기술 지원팀을 사칭해 '컴퓨터 바이러스 해결'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TRM Labs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하루 3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돼지 도살' 암호화폐 사기의 허브가 됐다. 2021년 이후 960조원의 암호화폐가 캄보디아 연관 업체들로 유입됐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자금세탁과 사기에 활용됐다.
전자발찌를 끊고 사라진 범인
리는 지난해 11월 12일 유죄를 인정했지만, 12월에 전자 감시 장치를 제거하고 도주했다. 미국 법무부 형사과의 A. 타이슨 두바 차관보는 "전 세계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리를 찾아 미국으로 송환시켜 전체 형기를 복역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제 도주범 추적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특히 리처럼 이중국적을 가진 경우, 범죄인 인도 과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피해자들이 돈을 되찾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 보인다.
소셜 엔지니어링, 암호화폐 사기의 주범
2025년 암호화폐 보안 사고 중 41%가 소셜 엔지니어링 공격이었다. 가짜 투자 제안과 신분 도용 등으로 수십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기술적 해킹보다 사람의 심리를 노리는 공격이 더 효과적이라는 반증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투자 전문가'를 사칭한 텔레그램 사기나 가상 연인을 내세운 암호화폐 투자 권유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년층을 노린 로맨스 스캠과 20-30대를 겨냥한 '쉬운 투자' 유혹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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