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핵무기 확대하며 유럽 8개국과 '핵 우산' 공유
마크롱 대통령이 핵탄두 증강과 함께 독일·폴란드 등 8개국과 새로운 핵 억제 전략 발표. 러시아 위협 속 유럽 안보 지형 변화의 신호탄
브르타뉴 해안, 일 롱그 해군기지. 핵잠수함 앞에 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해군 장교들을 향해 말했다. "앞으로 50년은 핵무기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 한 마디로 프랑스는 1960년샤를 드골 이후 가장 큰 핵 전략 전환을 선언했다.
유럽 8개국과 손잡은 '고도 억제 전략'
마크롱이 발표한 '고도 억제 전략'의 핵심은 단순하다. 프랑스의 핵 우산을 유럽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다. 영국,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스웨덴, 덴마크 등 8개국이 이 전략에 참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는 프랑스의 공중 핵 타격 능력인 '포르스 드 프라프(force de frappe)'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 자국 영토에 프랑스 핵 폭격기가 주둔할 공군기지도 제공한다. 프랑스 전략공군이 "유럽 대륙 깊숙이 분산 배치되어 적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마크롱의 설명이다.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X(옛 트위터)에 "친구들과 함께 무장해 적들이 감히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반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유럽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핵탄두 증강, 하지만 숫자는 비밀
프랑스는 현재 약 3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마크롱은 이를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는 핵탄두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억제 이론의 기본 원칙인 '전략적 모호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2036년에는 '인빈시블(The Invincible)'이라는 새로운 핵 잠수함도 진수할 예정이다. 우주 기반 경보 시스템, 드론·미사일 요격용 방공망, 장거리 미사일 등 '보조 역량'도 파트너 국가들과 공동 개발한다.
독일과는 별도의 협력 합의도 체결했다. 독일이 프랑스 핵 훈련에 참여하고,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재래식 역량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협력은 NATO의 핵 억제를 보완하는 것이지 대체하는 게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드골의 그림자, 여전한 프랑스 단독 결정권
하지만 핵심은 변하지 않았다. 핵무기 발사 결정권은 여전히 프랑스 대통령 혼자 갖는다. 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명시적인 '보장'도 없다. 마크롱은 "프랑스를 공격할 용기를 낸다면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게 파트너 국가 공격 시에도 적용되는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이는 드골이 1960년 독립적 핵 억제력을 구축할 때부터 이어진 철학이다. 미국의 핵 우산에 의존하지 않고, 프랑스만의 판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냉전 시대 "미국이 뉴욕을 위해 파리를 희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전략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변화하는 유럽 안보 지형
이번 발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변하는 안보 환경을 반영한다. 미국의 유럽 개입 의지에 대한 의구심,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 중국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참여는 상징적이다. 2차 대전 이후 핵무기와 거리를 두던 독일이 프랑스 핵 전략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당선자와의 공동 성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영국과는 이미 핵 협력 체계가 있었지만, 최근 영국 관계자들이 프랑스 전략공군 훈련에 처음 참여하는 등 협력이 심화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안보 분야만큼은 유럽 통합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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