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 주식의 37%를 소유한다는 것의 의미
외국인 한국 주식 보유율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선, 방산, 원전 투자 급증 뒤에 숨은 글로벌 전략을 읽어본다.
37.18%. 지난 1월 7일,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 수치에 도달했다. 거의 6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한국거래소가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율은 2020년 4월 9일 37.3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맥락이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쇼핑, 방산까지 확산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매수는 작년 하반기 반도체 섹터에서 시작됐다. 삼성전자 주식만으로도 14조 1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는 미국 달러로 97억 달러에 해당하는 거대한 규모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 패턴이 바뀌었다. 가장 인기를 끈 종목은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네이버 순이었다. 조선과 원전 분야 투자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대규모 수주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산 업종에 대한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획득 발언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감과 무관하지 않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방산 기업들을 '안전 자산'으로 보기 시작한 것일까?
6년 전과 다른 투자 동기
2020년 4월, 외국인 보유율이 37.34%를 기록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당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급락을 기회로 본 '바텀 피싱'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기업들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 투자'의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는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코스피는 최근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선과 원전 분야에 대한 투자는 더욱 흥미롭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기술력이 재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한화오션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외국인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인가, 부담인가
외국인 투자 증가는 한국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이다. 자본 조달이 용이해지고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단기 실적 압박과 배당 요구도 커진다.
특히 37%라는 수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소유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자본의 변동성에 더 민감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금리 인상이나 중국 경제 둔화 같은 대외 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한국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국인들의 '패닉 셀링'이 시작되면 국내 투자자들도 함께 휩쓸리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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