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연속 인하 후 금리 동결... 트럼프 시대 통화정책 전환점
연준이 3차례 연속 금리 인하 후 동결을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맞물린 이번 결정이 글로벌 경제와 한국에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한다.
5.25~5.50%.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이 수준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3차례 연속 인하한 뒤 처음 멈춘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복귀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결정이다.
왜 지금 멈췄나
연준의 속내는 복잡하다. 지난해 9월 0.5%포인트 대폭 인하로 시작된 완화 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리 제동이 걸린 배경에는 여러 변수가 얽혀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했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기까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시장도 여전히 견고하다. 실업률은 4.1% 수준을 유지하며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다. 임금 상승 압력도 지속되고 있어 연준으로서는 성급한 추가 인하보다는 관망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었다.
트럼프 변수의 등장
하지만 이번 결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다. 트럼프는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대규모 관세 부과, 이민 제한, 감세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모든 정책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중론이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만으로도 인플레이션이 0.9%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 입장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실제 정책 효과를 지켜본 후 움직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책 변화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 규모를 알기 전까지는 추측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정치적 압박을 우회하는 전략적 발언이다.
글로벌 파급효과와 한국
연준의 금리 동결은 글로벌 자본 흐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발표 직후 달러인덱스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에게는 복합적 영향이 예상된다. 우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이 제약받을 수 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원화 약세와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00%로 미국보다 2.25%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반면 수출 기업들에게는 희비가 엇갈린다. 원화 약세는 수출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 상승 부담도 함께 안게 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달러 수취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시장의 엇갈린 시선
금융시장의 반응은 미묘했다. 주식시장은 소폭 상승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장기 금리가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JP모건의 데이비드 켈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트럼프 정책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한다"며 "올해 추가 인하는 1~2회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비판한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늦추면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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