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영화를 대체할까? 웨스트월드 제작자의 예상 밖 답변
조나단 놀란이 말하는 AI 시대 영화 제작의 미래. 대체가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그의 시각을 들어본다.
25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일해온 조나단 놀란은 단 한 번도 제작비를 절약해주는 기술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디지털 카메라도, 각종 편집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AI는 어떨까?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이자 웨스트월드, 폴아웃의 제작자인 조나단 놀란은 최근 인터뷰에서 AI가 영화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많은 이들이 AI의 위협을 걱정하는 가운데, 그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AI는 영화감독을 대체할 수 없다
놀란은 AI가 인간 영화제작자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대신 신진 감독들에게 영화계 진입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AI는 영화제작자를 대체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야심찬 감독들이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자신은 AI를 창작에 활용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기술의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전통적인 창작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술 발전의 역설적 현실
놀란의 경험담은 기술 발전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다. 그는 디지털 카메라가 제작비를 혁신적으로 절약해줄 것이라는 약속을 예로 들며, 실제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지난 25년 동안 텔레비전과 영화 제작을 해오면서, 비용을 절약해준 기술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영화계를 민주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변곡점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전해보세요."
이 때문에 그는 여전히 필름으로 촬영한다. 비용은 동일하지만 화질은 더 좋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경제적 효율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적 통찰이다.
SF에서 현실로, AI에 대한 새로운 시각
놀란이 AI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AI를 악역으로 다룬 영화 시나리오를 썼지만 제작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경험이 그의 AI 관점을 형성하는 출발점이 됐다.
인터스텔라에서 그는 기존 SF 영화의 클리셰를 뒤집었다. 로봇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죽이는 대신, 용감하고 자기희생적이며 유머러스한 동반자로 그려낸 것이다.
"로봇 승무원의 전형적인 긴장감은 결국 반란을 일으켜 모든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떨까요? 용감하고, 자기희생적이고, 재치 있고 재미있는 존재라면? 놀라운 리더라면?"
한국 영화계에 던지는 질문
놀란의 관점은 한국 영화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봉준호, 박찬욱 등 한국 감독들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지금,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AI 투자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서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한국 창작자들에게 위협일까, 기회일까?
특히 제작비 부담으로 고민하는 독립영화 제작자들에게는 놀란이 말한 '진입 장벽 완화' 효과가 더욱 의미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창작의 본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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