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시장이 도박인가, 투자인가?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폴리마켓 등 예측 시장 플랫폼이 급성장하며 도박과 투자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 규제 당국과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47만 달러.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에 베팅해 한 달 만에 벌어들인 수익이다. 새로 만든 폴리마켓 계정 하나가 거둬들인 성과다.
이제 사람들은 일론 머스크가 이번 주에 올릴 트윗 개수부터 다음 미국 대통령까지, 거의 모든 것에 돈을 걸 수 있다. 예측 시장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폴리마켓의 CEO 셰인 코플랜드는 "예측 시장이 인류가 현재 가진 가장 정확한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플랫폼들은 도박과 주식 거래 사이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 기능적으로도, 규제적으로도 말이다.
모든 것이 베팅 대상이 되는 세상
예측 시장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미래에 일어날 사건의 결과에 돈을 걸고, 맞히면 수익을 얻는다. 전통적인 도박과 다른 점은 이용자들이 집단 지성을 통해 실제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명분이다.
문제는 베팅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다. 정치적 사건, 경제 지표, 심지어 개인의 행동까지 모든 것이 베팅 대상이 된다. 최근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베팅 사건처럼, 내부 정보를 가진 사람이 불공정한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커진다.
블룸버그의 조 바이젠탈은 "거래, 투기, 도박 사이의 모든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로빈후드 같은 전통적인 증권 거래 앱도 예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규제 당국의 딜레마
각국 규제 당국은 예측 시장을 어떻게 분류할지 고민이 깊다. 포르투갈은 최근 폴리마켓에 서비스 중단을 명령했다. 도박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칼시와 폴리마켓 같은 플랫폼들이 서로 다른 규제 체계 아래 운영되고 있다. 폴리마켓은 미국 이용자 접근을 제한하지만, 실제로는 VPN을 통해 우회 접속이 가능하다. FBI가 폴리마켓 CEO의 휴대폰을 압수한 것도 이런 규제 회색지대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시작될 전망이다.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예측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행 사행행위규제법과 자본시장법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
투자인가, 도박인가
예측 시장 지지자들은 이를 "정보 집약 메커니즘"이라고 부른다. 시장 참여자들의 집단 지성이 전문가 예측보다 정확하다는 논리다. 실제로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예측 시장은 여론조사보다 정확한 결과를 보여줬다.
반대편에서는 본질적으로 도박이라고 본다. 결과를 예측하고 돈을 거는 행위 자체가 도박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플랫폼 형태로 제공되면서 도박 중독 위험도 커지고 있다.
로빈후드의 블라드 테네프 CEO는 "예측 시장이 여기 머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회사조차 "사실상 도박 앱"임을 인정한 바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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