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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도구'가 되어버린 세상, 우리가 잃은 것은
CultureAI 분석

모든 것이 '도구'가 되어버린 세상, 우리가 잃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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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부터 종교, 사랑까지 수단화되는 현대사회. 내재적 가치의 상실이 우리 삶에 미치는 진짜 의미를 탐구한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그냥 좋아서’ 한 일이 언제인가? 아무런 목적이나 성과 없이, 순수하게 즐거워서 한 일 말이다. 생각해보니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수단화의 세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쓸모’로 평가받는 시대

철학자 줄리안 바기니가 최근 제기한 문제의식은 단순하면서도 충격적이다. 예술, 종교, 심지어 사랑까지도 이제 ‘무엇에 도움이 되는가’로만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미술관에 가는 이유는 교양을 쌓기 위해서, 운동하는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 독서하는 이유는 자기계발을 위해서다.

이런 현상을 철학에서는 ‘수단화(instrumentalization)’라고 부른다. 모든 것을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이다. 18세기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이미 경고했다. 인간을 포함해 어떤 것도 단순히 수단으로만 대해서는 안 된다고.

그런데 2026년 현재, 우리는 칸트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하고 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위해 여행하고, 네트워킹을 위해 사람을 만나고, 스펙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

한국 사회의 극단적 수단화

한국 사회는 이런 수단화가 특히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곳이다. 교육부터 살펴보자. 학생들이 음악을 배우는 이유는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입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체육도 마찬가지다.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보다는 건강관리나 체력 증진이 목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MZ세대가 ‘워라밸’을 외치지만, 정작 일 이외의 시간도 자기계발이나 부업으로 채운다. 취미생활조차 ‘부캐 만들기’나 ‘수익 창출’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투자 공부를 한다.

삼성이나 네이버 같은 대기업들도 이런 트렌드를 적극 활용한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의 모든 영역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만들어버린다. 산책도 걸음 수를 측정해 포인트를 주고, 독서도 완주 인증으로 리워드를 제공한다.

내재적 가치의 실종

문제는 이런 수단화가 삶의 본질적 의미를 앗아간다는 점이다. 바기니는 이를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의 상실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것이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인식이 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정을 생각해보자. 진정한 우정은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이익을 주기 때문에 유지되는 관계가 아니다.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고 아끼기 때문에 맺어지는 관계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인간관계는 점점 네트워킹의 관점에서 평가받는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원래 종교는 초월적 존재와의 만남,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였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의 평안’이나 ‘스트레스 해소’ 같은 심리적 효과로만 평가받는다. 명상 앱이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술이 가속화하는 수단화

특히 디지털 기술은 이런 수단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모든 것이 데이터로 측정되고, 최적화의 대상이 된다. 애플 워치는 우리의 심박수와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앱들은 우리의 모든 활동을 추적한다.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보면 이런 경향이 명확하다.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카카오맵으로 길을 찾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하고, 카카오택시로 이동한다. 편리하지만, 우리의 모든 일상이 플랫폼의 논리에 따라 재편된다.

AI의 발전은 이런 경향을 더욱 극단화할 가능성이 높다. ChatGPT네이버하이퍼클로바X 같은 AI는 인간의 창작 활동마저 ‘효율성’의 관점에서 평가하게 만든다. 시를 쓰는 이유가 감정 표현이 아니라 더 나은 글쓰기 실력을 위해서가 되는 것이다.

다른 문화권의 시각

흥미롭게도 이런 수단화 현상은 문화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서구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강조하면서도 시장 논리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경향이 있다. 반면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집단의 목표와 성과를 위해 개인의 내재적 가치를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북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덴마크의 ‘휘게(hygge)’ 문화나 핀란드의 교육 철학을 보면, 효율성보다는 삶의 질 자체를 중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문화적 차이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넷플릭스인스타그램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전 세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비슷하게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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