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카드, 한국은 어떻게 맞설 것인가
트럼프가 소셜미디어로 한-미 관세 합의 파기를 선언. 외교 관례를 무시한 일방적 압박에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0% 관세가 하루아침에 25%로 뛸 수 있다면, 외교 합의의 의미는 무엇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 관세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7월 체결되고 11월 양국 정상이 재확인한 합의를 정부 간 사전 협의 없이 뒤엎은 것이다. 자동차, 목재, 의약품 관세를 15%에서 25%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소셜미디어 외교의 충격파
트럼프는 한국 국회가 양자 무역협정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내 정치적 목적을 위한 갑작스러운 행동으로 해석한다. 미국 대법원의 상호 관세 합법성 판결을 앞두고, 한국의 대미 투자에서 가시적 성과를 빠르게 보여달라는 압박으로 보인다.
실제로 양국은 올해부터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기업 대미 투자를 시작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대미 투자 특별법'은 이러한 투자의 법적 근거가 되는 법안으로, 통과는 기정사실화된 상황이었다.
화요일 한국 증시는 일시적으로 출렁였다. 자동차 관련 주식이 장중 급락을 주도했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이 명시되지 않아 큰 혼란은 피했다.
놓친 경고 신호들
문제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불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민석 총리는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JD 밴스 부통령과 만나며 미국과의 '핫라인' 구축을 외교적 성과로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 한국의 관세 합의 이행에 대한 불만의 심각성을 파악했을까?
2주 전 미국은 관세 합의의 미국 빅테크 기업 무차별 조항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한국에 보냈다. 주한 미국 대사 대리가 보낸 이 서한은 투자 특별법과 직접 관련은 없었지만, 미국의 불만을 공식적으로 표현한 명확한 경고였다. 한국은 이런 경고 신호를 인식하고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
원칙과 실리 사이의 줄타기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반도체 관세 압박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중심을 잡기 어렵다"며 "기존 정책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접근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이번 관세 파동이 보여주듯, 한국은 미국과의 불신과 오해가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쿠팡 사건과 디지털 규제 등에서도 마찰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먼저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익에 근거한 신중하고 세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 역시 당파적 갈등을 중단하고 정부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 대미 투자 특별법 통과는 이제 단순한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니라 한-미 동맹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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