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기관 셧다운, 이번엔 이민자 단속이 원인
민주당이 트럼프의 대규모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며 정부 예산 승인을 거부.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정치적 대립이 경제에 미칠 파장은?
미국 연방정부가 또다시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원인은 예산 부족도, 부채 한도도 아닌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자 단속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민세관집행청(ICE)의 단속 작전에 필요한 예산 승인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원 민주당 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인도적 위기를 만드는 예산에는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숫자로 보는 대립의 규모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첫 주부터 1만 5천 명 규모의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 국토안보부는 87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예산이 "가족을 해체하고 지역사회를 공포에 빠뜨리는 용도"라며 반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예산이 2월 14일까지 승인되지 않으면 연방정부의 핵심 부처들이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정부 셧다운들과 달리, 이번엔 이념적 대립이 더욱 첨예하다.
공화당 내에서도 온도차가 있다. 온건파 의원들은 "셧다운으로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까지 단속을 강행할 필요가 있느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 강경파는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경제적 파장, 이번엔 다르다
과거 정부 셧다운들은 주로 재정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이번은 정책 갈등이 핵심이다. 이는 셧다운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인다.
무디스는 정부 셧다운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미국 GDP가 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 계약에 의존하는 기업들과 연방 공무원 200만 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월스트리트는 이미 반응하기 시작했다. 정부 셧다운 리스크가 높아지자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에도 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만큼, 미국 경제 둔화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민 정책이 경제 정책이 된 순간
흥미로운 점은 이민 정책이 이제 경제 정책과 분리될 수 없다는 현실이다. 미국 농업, 건설업, 서비스업은 이민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대규모 단속이 실제로 이뤄지면 이들 산업의 인력난이 심화될 수 있다.
미국상공회의소는 "무분별한 단속은 경제 성장에 역행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노동조합들은 "불법 이민자들이 임금을 끌어내린다"며 단속을 지지하는 복잡한 구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셧다운 위협이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 대립이 단순한 정치적 쇼가 아니라 미국 사회의 근본적 가치관 충돌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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