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는 무조건 항복만" - 유가 급등에 당신 지갑도 타격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강경 발언으로 유가 11% 급등, 비트코인 5% 하락. 미국 일자리 9만2천개 감소로 연준 딜레마 심화. 한국 경제와 개인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90달러.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협상 없다"고 선언한 직후 일어난 일이다.
한 마디에 요동치는 시장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이란과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어떤 거래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 발언 직후 유가는 11% 급등했고, 나스닥 선물은 1.8% 하락했다. 비트코인도 5% 떨어져 6만8800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시장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란과의 갈등이 격화되면 중동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이는 곧바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따로 있었다. 미국 경제지표가 동시에 악화되면서 연준의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일자리는 줄고, 물가는 오르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고용통계는 충격적이었다. 일자리가 9만2000개 줄어들었다. 시장 예상과 정반대였다. 실업률도 4.3%에서 4.4%로 올랐다.
경제학자 헤더 롱은 X(옛 트위터)에서 "2025년 4월 이후 미국은 계속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2025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일자리 증감을 보면 마이너스 1만9000개"라고 지적했다.
원래라면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는데,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4%, 4월 인하 가능성을 17%로 보고 있다. 사실상 당분간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
유가 급등은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99%가 넘는 나라다. 유가가 10달러 오르면 한국의 경상수지는 연간 70억달러 악화된다는 게 한국은행 추산이다.
개인 가계로 보면 더 구체적이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00원 오르면, 월 주유비 10만원짜리 가정은 연간 12만원의 추가 부담을 지게 된다. 여기에 난방비, 택시비, 배송비 인상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수출 기업들에게는 엇갈린 영향이 예상된다. 달러 강세로 수출 경쟁력은 높아지지만,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생산비는 늘어날 수 있다.
비트코인의 딜레마
흥미로운 건 비트코인의 반응이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지정학적 위험 시 피난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에는 주식과 함께 하락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면서 유동성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부터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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