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대학생이 1,400억 마약 제국을 운영했다
대만 국립대 출신 린루이샹이 다크웹에서 운영한 인코그니토 마켓이 30개월 만에 1,400억원 규모로 성장. 암호화폐와 익명성 기술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사건.
24세 대학생이 30개월 만에 1,400억원 규모의 마약 거래 제국을 건설했다. 그것도 자신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도메인 등록에 그대로 남겨둔 채로 말이다.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4일(현지시간), 다크웹 마약 거래소 '인코그니토 마켓(Incognito Market)'을 운영한 대만 국적 린루이샹(24)에게 30년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발표했다. 린은 온라인에서 '파라오(Pharaoh)'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며 2020년 10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억 500만 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불법 마약 거래를 중개했다.
숫자로 보는 디지털 마약 제국
인코그니토 마켓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64만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고, 수십만 명의 구매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루 평균 70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더 충격적인 건 운영자의 나이다. 린루이샹은 사업을 시작할 당시 21세였다. 대만국립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대만의 의무 대체복무를 세인트루시아에서 수행하며 현지 경찰에게 사이버범죄와 암호화폐에 대해 교육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가르친 지식이 자신의 범죄 사업에 활용된 것이다.
완벽한 익명성의 치명적 허점
린루이샹은 토르(Tor) 브라우저와 암호화폐를 활용해 완벽한 익명성을 구축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수사당국은 블록체인 분석과 잠복 수사를 통해 그를 추적했다. 하지만 그를 결정적으로 붙잡은 건 기술이 아닌 인간적 실수였다.
수사당국은 인코그니토 마켓의 도메인 등록 정보에서 린의 실명, 전화번호, 주소를 발견했다.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불법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신원 은닉에 실패한 것이다. 마치 은행 강도가 현장에서 신분증을 떨어뜨린 격이다.
암호화폐 추적 기술의 진화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가 더 이상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사당국은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같은 블록체인 분석 도구를 활용해 거래 패턴을 추적했다.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의 모든 거래는 공개 장부에 기록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과 자원이 있다면 추적이 가능하다.
특히 마약 구매자들이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해 다크웹으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발자국이 남는다. 이는 프라이버시 코인이라 불리는 모네로(Monero) 같은 익명성 특화 암호화폐가 다크웹에서 선호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에 미치는 파장
이번 사건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된다. 국내에서도 다크웹을 통한 마약 거래가 증가하고 있어 수사당국의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를 통한 거래 연결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의 KYC(고객 신원 확인) 규정을 강화했다. 업비트, 빗썸 등 주요 거래소들은 실명 인증과 거래 내역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어, 불법 자금의 암호화폐 전환이 과거보다 어려워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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