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사상 최고치, AI 열풍과 트럼프 관세의 완벽한 조합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트럼프 관세 우려가 만든 완벽한 폭풍.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는?
"닥터 코퍼"라 불리는 구리가 다시 한번 경제의 맥박을 재고 있다. 이번엔 사상 최고치라는 기록과 함께.
구리 가격이 연일 신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ChatGPT부터 자율주행차까지, AI 혁명이 요구하는 막대한 전력 인프라가 구리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기업들의 사재기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만든 구리 대란
데이터센터 한 곳을 짓는 데 필요한 구리의 양을 아는가? 일반 건물의 5배에 달한다. NVIDIA의 GPU 칩 하나하나, Microsoft의 클라우드 서버 랙 하나하나가 모두 구리 배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문제는 AI 붐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AI가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구글이 AI 검색을 확장할 때마다, 전 세계 어딘가에서는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착공된다. 각각이 수천 톤의 구리를 삼켜버린다.
BHP의 한 임원은 최근 "2030년경 구리 시장에 구조적 공급 부족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채굴량으로는 AI 시대의 구리 갈증을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관세가 부른 사재기 열풍
하지만 AI만으로는 이번 가격 급등을 설명할 수 없다. 진짜 게임 체인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다.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구리 재고를 쌓고 있다. 중국산 구리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미리 확보해두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나 LG전자 같은 한국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구리 부품 가격이 오르기 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헤징 구매"는 단기적으로 수요를 인위적으로 늘린다. 실제 필요량보다 더 많은 구리가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가중되는 것이다.
중국 경기 둔화? 구리에겐 별 문제 없다
흥미롭게도 이번 구리 랠리는 중국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일어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구리 가격은 중국의 제조업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중국이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중국 내 구리 수요가 주춤한 사이, 미국과 유럽의 AI 인프라 투자가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구리 시장의 수요 중심축이 아시아 제조업에서 서구의 기술 혁신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광산 거인들의 탄생
공급 부족 우려는 광산업계의 대형 합병을 부추기고 있다. 구리 광산 개발에는 보통 10년 이상이 걸린다. 기존 광산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더 빠른 해법이다.
리오틴토, BHP 같은 거대 광산 기업들이 중소 구리 광산 회사들을 노리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내에 구리 시장을 장악하는 새로운 거인들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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