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마트폰 가격, 다음 달 또 오른다
아시아 반도체 업체들이 기록적인 136조원 투자 계획과 함께 칩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 제품 가격 상승 불가피
136조원. 아시아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사상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소비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 숨어있다. 스마트폰부터 노트북까지, 전자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니케이 아시아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그동안 가격 인상을 주저했던 아시아의 중소 반도체 업체들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칩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AI 붐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가장 큰 수혜자는 엔비디아, TSMC 같은 최첨단 칩 제조사들이다. 이들은 이미 AI 열풍의 직접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변부 칩을 만드는 중소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이 다르다.
메모리 칩, 전력 관리 칩, 센서 등을 만드는 이들 업체는 그동안 치킨게임에 시달려왔다. 가격 경쟁이 워낙 치열해 수익성이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인프라 구축으로 모든 종류의 칩이 부족해지면서 협상력이 생겼다.
반면 최종 소비자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스마트폰 한 대에는 수십 개의 칩이 들어간다. 각각의 가격이 10-20% 오르면 제품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의 고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웃고 있지만, 완성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고민이 깊다. 특히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가 상승은 부담스럽다.
국내 중소 반도체 업체들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하다. 136조원 규모의 투자 경쟁에서 뒤처지면 장기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의 새로운 동력
이번 반도체 가격 인상은 단순한 업계 이슈를 넘어선다. 모든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처럼 전자제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망 차원에서 발생하는 이런 가격 상승은 통화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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