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영어과를 버리고 '지역학'을 택한 이유
중국 대학들이 전통적인 어학 전공을 줄이고 지역연구 전공을 대폭 늘리는 배경과 의미를 분석한다. 서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전략적 선택일까?
450개. 중국이 지난 15년간 설립한 지역연구센터의 수다. 같은 기간 전통적인 어학과들은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어 학습자를 보유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역설적 현상이다.
언어에서 지역학으로, 무엇이 바뀌었나
중국 교육부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 '양성기지' 프로젝트 출범 이후 전국 180개 이상 대학에 지역연구센터가 설립됐다. 현재 약 2만 명의 교수진이 이 분야에 투입되어 있다.
지역학(지역연구)은 특정 국가나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 군사, 지리, 언어학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학문이다.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그 나라와 지역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접근법이다.
2024년 한 해에만 12개 대학이 지역학 전공 신설을 신청했다. 이는 해당 연도 가장 인기 있는 신설 전공 중 하나였다. 반면 전통적인 영어학과, 독일어과, 프랑스어과 등은 통폐합되거나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시진핑 정부의 최신 5개년 계획에는 "지역 및 국가 연구를 강화하고 국제 소통의 실효성을 제고한다"는 목표가 명시되어 있다.
서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이런 변화를 단순한 교육 정책 조정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지역연구는 미국과 유럽에서 발달했다. 냉전 시대 미국은 소련과 제3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유럽은 식민지와 영향권을 관리하기 위해 이 학문을 체계화했다. 자연스럽게 서구의 시각과 방법론이 주류가 됐다.
하지만 중국이 추진하는 지역학은 다르다. 서구가 만든 틀이 아닌, 중국만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대상 국가들에 대한 연구가 특히 활발해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언어는 도구일 뿐이지만, 지역연구는 그 나라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라며 "중국이 세계를 이해하는 독자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용적 계산도 작동한다
물론 현실적 고려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단순한 언어 실력을 넘어선 전문 지식이 필요해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광산을 개발하는 중국 기업에게는 스와힐리어 통역사보다 해당 지역의 정치 구조와 부족 갈등, 자원 정책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더 유용하다. 동남아시아에서 인프라 사업을 벌이려면 각국의 종교적 갈등과 환경 규제, 정치적 역학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이야기 전파'에도 지역 전문가들이 필수적이다. 각 지역의 문화적 맥락을 이해해야 중국의 정책과 가치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어떤 의미일까
이런 변화는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이 각 지역에 대한 이해를 체계화할수록,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더 정교해질 것이다.
중국의 한국학 연구가 깊어지면, 한중 관계에서 한국이 갖는 협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대방이 우리를 더 잘 알게 되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도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인 어학 교육만으로는 복잡해진 국제 관계를 다루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국내 일부 대학들도 지역학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의 규모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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