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아프리카 대출, 1년 만에 절반으로 급감한 이유
중국의 아프리카 대출이 2024년 21억달러로 전년 대비 절반 감소. 대형 인프라에서 소규모 전략 투자로 방향 전환의 배경과 의미를 분석합니다.
21억달러. 중국이 2024년 아프리카에 대출한 금액이다. 전년 39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10년 전 288억달러를 쏟아부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보스턴대학교 글로벌개발정책센터가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아프리카 대출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2006년부터 상승세를 타던 대출 규모는 2012-2018년 일대일로 출범과 함께 정점을 찍었다. 당시에는 매년 100억달러를 넘나들었다.
메가 프로젝트에서 정밀 타격으로
이런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베이징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아프리카 정부에 수십억달러를 빌려주며 대형 인프라를 건설했다면, 이제는 소규모지만 전략적 가치가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한다.
특히 기술 분야 같은 상업적으로 수익성 있는 섹터를 선호한다. 도로나 항만 같은 전통적 인프라보다는, 디지털 경제나 첨단 제조업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뜻이다.
화폐 선택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달러 대신 위안화로 대출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미국 통화 변동성 리스크를 피하려는 의도다. 중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국제화라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린다.
아프리카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프리카 국가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한편으로는 대출 감소로 인한 개발 자금 부족을 우려한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여전히 기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채 부담 완화를 반길 수도 있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 대출로 건설한 프로젝트들 중 상당수가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했다.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구처럼 부채 때문에 중국에 넘어간 사례도 있다.
서구 언론은 이를 '부채 함정 외교'라고 비판해왔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과도한 대출을 제공해 나중에 전략적 자산을 확보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이를 부인하지만, 아프리카 내에서도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글로벌 개발금융 지형의 변화
중국의 방향 전환은 글로벌 개발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은행이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같은 다자개발은행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인프라 수요는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도 변화의 기회다. 그동안 중국 자본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아프리카 시장에서 새로운 틈새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기술 기업들, 그리고 현대건설 같은 건설사들이 주목할 만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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