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 트럼프 관세 전쟁 속에서 '용과 코끼리의 춤' 재개
시진핑과 모디가 4년간의 갈등을 뒤로하고 관계 개선에 나선 배경과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의 의미를 분석합니다.
세계 1, 2위 인구 대국이자 아시아의 두 거대 경제체인 중국과 인도가 손을 맞잡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인도 공화국의 날을 맞아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좋은 이웃이자 친구,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4년간 지속된 국경 분쟁과 경제 제재 이후, 두 나라가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다. 그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있다.
갈등에서 협력으로
2020년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벌어진 무력 충돌은 두 나라 관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과 4명의 중국 군인이 목숨을 잃었고, 인도는 즉각 틱톡 금지와 중국 투자 제한 조치로 응답했다.
하지만 경제적 현실은 달랐다.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교역은 계속 증가해 연간 1,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두 나라가 서로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전환점은 2024년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였다. 시진핑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5년 만에 공식 회담을 가진 것이다. 시진핑은 이를 "용과 코끼리가 함께 춤추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관세가 만든 새로운 현실
두 나라의 화해 무드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은 인도 수출품에 50%의 관세를, 중국 제품에는 30% 이상의 관세를 부과했다. 갑자기 공통의 '적'이 생긴 셈이다.
인도는 이미 구체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5년 만에 중국과의 직항편 재개를 발표했고, 중국 투자 제한 완화도 검토 중이다. 모디 총리는 작년 8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양자관계 개선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아시아 질서의 재편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과 인도의 관계 개선은 아시아 전체의 지정학적 균형을 바꿀 수 있다. 특히 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서구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에게도 이는 중요한 변화다. 그동안 한국은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쳐왔지만, 두 나라가 손잡으면 아시아 내 한국의 전략적 위치도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에서 중국-인도 협력이 강화되면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3,488km에 달하는 국경선 분쟁은 여전히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양국의 전략적 경쟁 구도도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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