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뚫린 하늘길, 북중 밀착의 신호탄
중국 국제항공이 6년 만에 베이징-평양 직항을 재개했다. 열차에 이은 항공편 복원은 단순한 교통 연결이 아니라, 북중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평양행 비행기가 다시 뜬다. 6년의 침묵 끝에.
2026년 3월 30일 오전, 에어차이나 보잉 737 한 대가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을 이륙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현지 시각 오전 10시 40분. 마중 나온 건 중국 대사 왕야쥔과 대사관 외교관들이었다. 화물이 아닌 사람을 태운 비행기가 이 하늘길을 오간 건 6년 만이다.
열차에 이어 항공까지, 연결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직항 재개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타이밍이다. 불과 몇 주 전, 북중 간 여객 열차 운행이 6년 만에 처음으로 복원됐다. 코로나19를 이유로 2020년 초 국경을 걸어 잠갔던 북한이, 이제 육로와 항공 모두 중국에 문을 열고 있다.
에어차이나 홈페이지에 따르면 베이징-평양 노선은 매주 월요일 운항한다. 왕야쥔 대사는 중국 대사관 성명을 통해 이번 항공편 재개를 양국 항공 협력의 "이정표적 사건"이라고 불렀다. "양국의 우호 교류와 인적 유대를 강화하는 다리가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공식 수사치고는 꽤 강한 표현이다.
왜 지금인가
북한이 국경을 다시 열기 시작한 건 2023년 말부터다. 하지만 속도는 느렸다. 물자 교역이 먼저 재개됐고, 외교 채널이 조심스럽게 복원됐다. 여객 열차와 항공편은 그 마지막 퍼즐 조각에 해당한다.
국제 정세도 배경이 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 접근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선제적으로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경제 재건을 위한 외부 연결이 절실하다.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시점이다.
한국 입장에서 이 뉴스는 복합적으로 읽힌다. 북중 경제 협력이 깊어질수록 대북 제재의 실효성은 약해진다. 동시에, 북한이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가 넓어진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변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더 큰 변수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해관계자들의 서로 다른 셈법
중국에게 이 항공편은 단순한 노선 복원이 아니다. 시진핑 체제가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관리하는 외교적 레버리지다. 인적·물적 교류가 늘수록 북한의 대중 의존도는 높아지고, 중국의 발언권도 커진다.
북한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고립된 경제를 유지하면서도 외부 자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가 중국이다. 항공편 재개는 관광, 무역, 외교 인력 교류 모두를 가능하게 한다.
미국과 서방은 이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북 제재 체계를 유지하려는 입장에서, 북중 연결의 강화는 달갑지 않은 신호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한국 정부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장기 경색 국면인 상황에서, 북중 밀착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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