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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없는 결제망, 중국의 조용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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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없는 결제망, 중국의 조용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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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CIPS를 다통화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화대 연구 보고서가 분석한 이 변화가 한국 금융과 기업에 미치는 의미를 짚는다.

2012년 SWIFT가 이란을 국제 결제망에서 차단했을 때, 세계는 달러 중심 금융 인프라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목격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조용히 다른 길을 닦고 있다.

청화대 PBC 금융대학원의 주젠둥(Ju Jiandong) 석좌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은 자국의 국경간 은행간 결제 시스템인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를 단순한 위안화 결제 채널에서 다통화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편하고 있다. 서방 결제망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신호다.

CIPS란 무엇이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CIPS는 중국이 2015년 출범시킨 위안화 국제결제 전용 시스템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SWIFT와 달러 기반 결제 체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100개국 이상의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처리 금액은 수조 위안 규모에 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CIPS는 결정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위안화 거래만 처리할 수 있어, 달러·유로·엔 등 다른 통화를 쓰는 국가들이 참여하기 어려웠다. 청화대 보고서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한계를 깨려는 베이징의 최근 움직임이다. 다통화 결제를 허용하고, 다른 국가 결제 채널과의 연동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규정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CIPS가 위안화 전용 시스템에서 벗어나 여러 통화를 아우르는 플랫폼이 된다면, 서방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려는 국가들에게 훨씬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왜 지금인가: 타이밍이 말하는 것

이 움직임의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세 가지 맥락이 겹친다.

첫째,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SWIFT 차단(2022년)은 달러 기반 금융 인프라가 지정학적 무기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이란, 북한 등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대안 마련을 더욱 절박하게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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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와 함께 미국의 관세 압박과 금융 제재 활용이 다시 공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려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에게 달러 의존도를 낮출 유인을 제공한다.

셋째, 디지털 위안화(e-CNY)와의 연계 가능성이다. 중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여러 국가와의 결제 실험에 활용하고 있으며, CIPS의 다통화 플랫폼화는 디지털 통화 생태계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국에는 어떤 의미인가

한국은 이 지각변동의 한가운데 서 있다. 한국은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동시에, 미국과의 동맹을 핵심 안보 기반으로 삼고 있다. CIPS가 실질적인 다통화 글로벌 결제망으로 성장한다면,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은 불편한 선택지 앞에 서게 된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등 중국과 대규모 교역을 하는 기업들은 이미 위안화 결제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CIPS가 다통화 결제를 지원하게 되면, 이들이 위안화 외 통화로도 CIPS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

반면 한국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같은 국책 금융기관, 그리고 민간 시중은행들은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secondary sanctions)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CIPS 참여 확대가 미국의 제재 레이더에 걸릴 경우, 달러 결제망 접근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유럽 은행들이 이 딜레마를 경험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토스 같은 핀테크 기업들에게도 장기적으로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다극화는 국경간 송금과 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물론 CIPS의 부상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강하다. 현재 CIPS의 처리 규모는 SWIFT의 수십분의 일 수준에 불과하다. 위안화는 국제 결제에서 여전히 3~4% 수준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달러는 40% 이상을 차지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한 통화와 결제망이 광범위하게 쓰이려면, 그 통화를 발행하는 국가의 법치주의, 자본시장 개방성, 독립적인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중국의 자본통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위안화 국제화의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화대 보고서 자체도 이러한 한계를 인정하면서, CIPS가 SWIFT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적 인프라로 자리 잡는 시나리오를 더 현실적으로 보고 있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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