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 견제 위해 자유무역 포기한다
유럽연합이 중국 제품 경쟁력과 투자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 년간 지켜온 자유무역 원칙을 버리고 산업보호주의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산업담당 집행위원이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던 순간, 그의 표정에는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 "우리가 지금 말하는 것은 단순한 운영 방식의 변화가 아닙니다. 사실상 교리의 변화입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죠."
자유무역 포기한 유럽의 선택
유럽연합이 지난 3월 4일 발표한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은 수십 년간 유지해온 자유무역과 자유방임 경제 원칙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EU는 제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4.3%에서 2035년까지 2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EU의 제조업 생산량은 2019년 이후 거의 20% 감소했고, 그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더 이상 중국의 저가 고품질 제품과 정면승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EU는 이번 정책 패키지를 통해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중국 투자와 관련된 보안 우려도 함께 해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와 위험
EU의 이번 결정은 한국 기업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들에게는 중국 견제로 인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제약을 받으면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이 더 수월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도 있다. EU가 보호주의 정책을 강화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추가 규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EU는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 기업들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부품이나 원자재에 의존하던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 무역 질서의 변화 신호
EU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이미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마저 보호주의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이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차단되면 유럽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가격을 치러야 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반발도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EU의 전기차 관세에 대해 WTO에 제소한 상황이다. 양측 간 무역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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