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바다로 가는 길' 완공 임박, 동남아 무역 판도 바뀌나
중국이 내륙과 바다를 연결하는 핑루운하 건설을 올해 완공 예정. 72.7억 달러 규모 메가 프로젝트가 동남아 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파장은?
중국 남서부 내륙 지역에서 바다까지, 화물선이 직항할 수 있는 인공 운하가 올해 완공된다. 72.7억 달러(약 10조 4천억 원)를 투입한 핑루운하(平陸運河) 프로젝트가 단 4년 만에 마무리되면서, 중국의 동남아시아 무역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내륙에서 바다로, 직통 항로의 탄생
핑루운하는 총 길이 134km로,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내륙 도시들을 베이부만과 직접 연결한다. 이전까지 내륙 화물은 육로나 주강 수로를 통해 우회해야 했지만, 이제 대형 화물선이 바로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된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운송비 절감이다. 중국 정부는 이 운하를 통해 내륙 지역의 물류비를 30-4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광시좡족자치구뿐만 아니라 윈난성, 구이저우성 등 서남부 내륙 지역의 수출 기업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
이 운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의 대(對)동남아시아 무역 급증 때문이다. 아세안은 이미 중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2023년 양방향 교역액이 9,118억 달러에 달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다.
핑루운하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으로 향하는 화물의 운송 시간이 2-3일 단축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내륙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더 빠르고 저렴하게 동남아시아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고민
이런 변화는 동남아시아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베트남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도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물류업계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HMM, SM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할 가능성이 있고, 부산항과 인천항도 중국 내륙 화물의 환적 허브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적 계산
핑루운하 건설은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넘어선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핵심 축으로, 동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 전략과 직결된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상황에서, 중국은 경제적 연결고리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적 실익을 앞세운 '당근'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정치적 자율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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