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비 7% 증가, 아시아 군비경쟁 새 국면
중국이 2026년 국방비를 7% 증가시키며 2035년 군 현대화를 추진한다. 대만 문제와 아시아 지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 천안문 광장에서 군 대표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2026년 3월 4일, 중국 전국정협회의 개막을 앞둔 순간이었다. 이날 발표된 숫자 하나가 아시아 전체의 안보 지형을 다시 그릴 예고장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숫자가 말하는 중국의 야심
중국이 2026년 국방비를 7% 증가시킨다고 발표했다. 금액으로는 1조 9100억 위안(약 277억 달러)에 달한다.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 목표(4.5-5%)를 웃돈다.
리커창 총리는 "고급 전투 능력 개발을 가속화하고 전투 준비태세를 개선하겠다"며 2035년 군 현대화 목표를 재확인했다. 이는 단순한 예산 증액이 아니라, 시진핑 주석이 그려온 "강군몽"의 구체적 실행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아시아 전체 군사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2025년 거의 44%에 달해, 2010-2020년 평균 37%에서 크게 늘었다. 런던 소재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중국의 군사비 증가가 아시아 다른 국가들을 지속적으로 앞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숙청 속에서도 계속되는 현대화
하지만 중국 군부 내부는 요동치고 있다.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고위 장성 숙청이 진행 중이다. 장유샤 상무부주석이 지난 1월 조사를 받기 시작했고, 허웨이둥은 작년 10월 당에서 제명됐다.
원래 7명으로 구성된 중앙군사위원회는 이제 시진핑 주석과 새로 승진한 장성민 부주석, 단 3명만 남았다. 부패 척결이라는 명분 아래 군부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숙청이 단기적으로는 지휘체계에 공백을 만들지만, 장기적으로는 군 현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충성도 높은 새 인물들로 교체하면서 시진핑의 군사 전략을 더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을 향한 메시지
리커창 총리는 "대만 독립을 겨냥한 분리주의 세력에 단호히 맞서고 외부 간섭에 반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과 비슷한 표현이지만, 국제 환경에 대한 위기감은 다소 누그러뜨렸다. "복잡하고 도전적"이라고 했지, 작년의 "점점 더 복잡하고 심각한"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이 되는 내년을 전후로 대만 주변 군사훈련과 배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한다. 숫자로 보면 설득력이 있다. 중국의 국방비는 미국의 1조 달러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이지만, 아시아에서는 압도적이다.
역내 군비경쟁의 새 단계
일본 정부는 즉각 반응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중국이 높은 수준의 국방비 지출과 강화된 능력에 대해 충분히 투명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이 "힘이나 강압"으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현상 변경을 시도한다고 비판하면서도,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는 한반도 주변 전략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경험했듯이, 중국의 군사 전략 변화는 한국의 안보 정책과 경제에도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국내 방산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같은 기업들에게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아시아 각국이 중국에 대응해 국방비를 늘리면 수출 기회가 커지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관계 악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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