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마트폰이 정부에 팔렸다
미국 국경수비대가 광고업계 위치 데이터로 개인을 추적하고, 메타 스마트글래스로 사생활을 엿보는 현실. 디지털 프라이버시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다.
142,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사이버범죄 포럼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범죄자들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우리를 감시하는 정부와 기업들이다.
미국 국경수비대(CBP)가 처음으로 인정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온라인 광고업계로부터 휴대폰 위치 데이터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당신이 앱에서 광고를 볼 때마다 벌어지는 실시간 경매에서 나온 데이터다.
광고를 보면 위치가 팔린다
스마트폰에서 광고를 보는 순간, 보이지 않는 경매가 시작된다. 광고주들이 당신에게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 입찰하는 동안, 당신의 위치 정보와 기기 식별 정보가 함께 거래된다. 이 데이터가 "일상 활동 추적의 금광"이라 불리는 이유다.
CBP는 이 데이터로 무엇을 했을까? 404 Media의 정보공개법 요청으로 드러난 문서에도 구체적인 활용 방식은 나와 있지 않다. 더 우려스러운 건 ICE(이민세관단속청)가 Webloc이라는 시스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스템은 전체 동네의 휴대폰 움직임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암호화도 완벽하지 않다
스위스의 암호화 이메일 서비스 프로톤메일을 믿고 있었다면? FBI는 스위스 당국을 통해 아틀란타 시위자의 결제 정보를 확보했다. [email protected]이라는 이메일 주소와 연결된 개인을 특정한 것이다.
프로톤메일 대변인은 "메시지 내용은 제공할 수 없지만, 스위스 법원 명령이 있으면 고객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라이버시와 익명성은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당신의 일상이 AI 학습 데이터가 된다
메타의 스마트글래스는 더 충격적이다. 나이로비의 데이터 라벨링 회사 사마 직원들이 폭로했다. 사용자들이 화장실에서 찍은 영상, 옷을 갈아입는 모습, 금융 정보가 노출된 장면까지 일상적으로 검토한다고.
이 영상들은 메타의 AI 시스템 훈련에 사용된다. "라이브 AI" 기능을 쓸 때 녹화되는 영상과 음성을 사람이 직접 본다는 뜻이다. 메타 정책상 이런 녹화본을 보관하고 검토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용자는 사람이 본다는 사실을 모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상황은 어떨까? 네이버와 카카오도 광고 사업을 한다. 위치기반 서비스도 제공한다. 정부의 데이터 요청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됐지만, 국가안보나 수사 목적의 데이터 요청에는 여전히 예외 조항이 많다. 미국처럼 광고업계 데이터를 정부가 구매하는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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