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니 그룹 뒤에 숨은 '유령 투자자'들
인도 최대 대기업 아다니 그룹의 숨겨진 투자 구조가 드러났다. 은행 조사 결과, 복잡한 해외 법인을 통해 자금이 우회 투입된 정황이 포착됐다.
190조원. 인도 아다니 그룹의 시가총액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의 규모다. 하지만 이 거대한 제국 뒤에는 일반 투자자들이 알지 못했던 '그림자 투자자'들이 있었다.
베일에 싸인 자금 출처
은행 조사 결과, 아다니 그룹과 연관된 인물들이 복잡한 해외 법인 구조를 통해 자금을 우회 투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 '유령 투자자'들은 표면상으로는 독립적인 기관투자자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아다니 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투명성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누가 실제 주주인지, 어떤 자금이 어디서 왔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마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논란이 됐던 '순환출자' 구조를 연상시킨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딜레마
이번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신흥시장 투자의 '정보 비대칭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블랙록이나 피델리티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아다니 그룹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 아무리 실사(due diligence)를 해도, 현지 규제당국조차 파악하지 못한 복잡한 소유 구조를 외국 투자자가 간파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연기금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인도 주식에 8조원 이상 투자하고 있는데, 이런 '숨겨진 리스크'를 어떻게 사전에 감지할 수 있을까?
규제의 한계와 현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는 뒤늦게 조사에 나섰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150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규제는 항상 사건 이후에 따라온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신흥시장의 '제도적 공백'이다. 선진국 수준의 기업 지배구조나 정보 공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자본은 어떤 기준으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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